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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기업계 달군 최대화두 ‘ESG’...제약바이오는 ‘걸음마’
A등급 기업 지난해 5곳→올해 9곳으로
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 부문선 진전
환경 분야에서는 딱 2곳만 최상위 등급
적용방법 등 ESG교육 필요성도 제기

올 한 해 기업들에게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에 있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제 막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기업들은 앞다투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담당자를 배정하는 등 뒤쳐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SG 경영이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들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사회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가치를 높이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비재무적 요소 평가하는 ESG...“기업들 관심 높아져”=ESG는 기업들이 과거 재무적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받던 것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한 비재무적 요소를 기업 가치의 잣대로 평가받는 것이다. 즉 아무리 높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실현하더라도 그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는 일을 게을리하거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독단적인 지배구조 형태를 띈다면 기업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는 의미다. 즉 기업으로서는 매출,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성과와 함께 환경보호·사회적 책임과 같은 부분도 신경써야 하는 셈이다.

이런 ESG 평가는 최상위 S등급부터 A+, A, B+, B, C, D 등 총 7개 등급으로 나뉜다. ESG 등급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매기는데 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국내 765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경영, 지배구조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해 이를 발표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지난 2003년부터 상장기업들에 대해 10년 넘게 ESG 평가를 실시해오고 있지만 올 해 유독 ESG 붐이 일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과거에는 ESG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기업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ESG와 관련한 기업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모두에서 취약한 제약바이오 산업=ESG 평가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에 속한다. 전통 제약사들은 대부분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끔 오너 일가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사회적 책임 역시 부족했다. 제약 기업들 중에는 중소 규모의 회사들이 많다보니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등 다른 산업에 비해 사회 활동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제약사는 약 생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화학약품을 다룰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러다보면 환경에 해가 될 수 있는 물질이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오너를 통해 성장한 곳들이 대부분이어서 지배구조가 단순하고 의사결정도 빠를 수 있지만 오너 리스크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며 “그동안 신약 개발 등에만 치중하다 보니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등과 같은 다른 역할에 있어서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A등급, 지난 해 2곳에서 9곳으로...“ESG 교육 도움될 것”=다만 최근에는 ESG 경영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적극적으로 ESG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2021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전 부문 A등급 이상을 받으며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최초로 종합평가 A등급을 획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회적책임경영 부문은 A+, 환경경영과 지배구조 부문은 A등급을 받으며 지난해 B+등급 대비 향상된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우선 환경 부문에서는 바이오 제약 업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글로벌 표준 에너지경영시스템(ISO 50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도입했다. 사업장 내에서는 LED조명 교체, 전기차 도입 등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했으며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와 금융감독원의 기후환경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 프로젝트‘프론티어-1.5D’에 참여했다고 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업계 청소년 교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산학 협력 및 장학 멘토링 지원, 소외 계층 의료 및 보육 지원 등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했다.

일동제약은 제약기업 중 대표적으로 ESG 경영에서 앞서나가는 곳이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ESG 평가에서 A등급을 얻었다. 지난 해 제약기업 중 A등급을 받은 곳은 일동제약과 한미약품 두 곳 뿐이다.

일동제약 그룹 관계자는 “친환경적인 기업활동 추진, 건전한 기업문화 및 노사관계 구축,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공헌활동 전개, 주주 친화 정책과 내부 감시 및 통제 강화 등 ESG와 관련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왔다”며 “ESG 경영 기조를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상생 및 협력, 지속 가능한 기업활동을 추구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올 해 A등급을 받은 기업은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한독 등 총 9곳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특히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사회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 6곳이 A+ 등급을 받았다. A 등급을 받은 곳도 지난 해 5곳에서 올 해 9곳으로 늘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총 8곳이 A등급을 획득했다. 다만 환경 부문에 있어서는 상위 등급인 A를 받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종근당 등 2곳 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ESG 경영을 위해 조직을 신설하고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걸음마를 뗀 단계로 아직 ESG를 어떻게 적용할지 모르는 기업도 많다. 정부나 관련 단체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ESG 교육을 해줬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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