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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기시다, 기대 이상 총선 성과에 ‘입지 강화’…개헌 세력 ‘3분의 2 이상’ 의석 확보
해산 전 276석보다 15석 감소…지지율 급락 사태 고려 시 예상밖 성과
새 얼굴 기시다 등장·코로나19 사태 진정 등 자민당 선전 배경
新 자본주의·안보 강화 정책 탄력받을 듯…개헌 논의는 시간 더 필요할 듯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4년 만에 중의원(하원) 총선거가 치러진 지난달 31일 도쿄(東京) 자민당 중앙 당사에서 ‘단독 과반’ 의석은 물론 ‘절대안정 다수’ 의석까지 차지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웃음을 짓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적중했다. 31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도움 없이 ‘단독 과반’ 의석은 물론 ‘절대안정 다수’ 의석까지 차지하면서다.

이로써 기시다 총리는 2012년 12월 정권을 되찾은 이후 ‘최대 위기’로 불렸던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 1강(强)’ 정치 체제의 건재함으로 과시함으로써 ‘단명 총리’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향후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자민당 내 강경파가 추진하는 안보 강화 정책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어서 동북아 정세와 한일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은 지역구(소선거구) 289석, 비례대표 176석 등 전체 465석 가운데 261석을 확보, 중의원 상임위원회 전체 위원장과 각 상임위 구성에서 과반을 장악할 수 있는 ‘절대안정 다수’ 기준선에 안착했다.

비록 직전 중의원 해산 시점의 276석보다는 15석을 잃긴 했지만, 전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당시 지지율 급락 사태를 겪었던 것을 고려하면 예상 밖의 성과를 기시다 총리가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기시다 총리도 이번 총선의 승패 기준을 자민·공명당 연립 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로 제시한 바 있다.

지지율 하락의 원흉으로 지목됐던 스가 전 총리가 물러나고, 자민당의 새 얼굴로 기시다 총리가 등장한 것이 일정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자가 전체 인구의 70%를 넘어선 가운데 하루 2만5000명을 웃돌던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300명 안팎까지 급감한 것도 자민당의 선전 배경으로 꼽힌다.

[NHK 자료]

야당이 대안 세력으로 선택받지 못한 것도 이번 총선에서 반복됐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비롯한 5개 주요 야당은 전국 289개 지역구의 75%인 217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으나, 직전 중의원 해산 시점의 131석에서 오히려 121석으로 10석 줄었다.

이번 총선 성과가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입지 강화로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판 정책으로 내건 ‘신(新) 자본주의’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자본주의의 핵심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다.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 기동적인 재정정책, 성장 전략 등 아베노믹스의 3대 축을 유지하되 양극화 심화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4년 만에 중의원(하원) 총선거가 치러진 31일 도쿄(東京) 자민당 중앙 당사에서 당선자 이름에 꽃 장식을 달고 있다. [AP]

아울러 자민당이 당내 강경파가 추진하는 안보 강화 정책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 자민당 내 강경파는 총선 공약으로 방위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증액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을 제시했다.

공명당이 자민당 강경파의 안보 강화 정책에 부정적인데 자민당이 절대 안정 다수 의석까지 확보함에 따라 공명당의 협조 없이도 관련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자민-공명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의 전체 의석이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인 3분의 2(310석) 이상을 유지하면서 개헌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격적인 개헌 움직임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공명당은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고 일본유신회는 교육 무상화와 헌법재판소 설치 등을 개헌안으로 제시하고 있어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 등을 추가하려는 자민당과 온도차가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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