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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오르자…보험사들 또 회계기준 만지작 [인더머니]
보유채권 분류방식 바꿔서
평가이익으로 자본 부풀려
2년후 K-ICS되면 되돌려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채권금리 하락기에 시가평가로 회계기준을 바꿔 평가이익을 냈던 보험사들 일부는 또다시 회계기준을 바꿔 평가손실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시가기준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이 2023년으로 예정돼 있어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채 3년물은 하반기들어 10월까지 1.448%에서 2.103%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10년물은 2.092%에서 2.575%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단기물을 밀어올리고 있는 반면 장기물은 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새로 발행하는 채권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기존에 보유한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다면 평가손으로 장부에 반영해야 한다. 보험사 자본건전성에 부담이다.

2019년 말 보유 채권 전체를 ‘매도가능’으로 회계처리 한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올 3분기 193%로 전년 동기(265%) 대비 무려 72%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30조원 이상의 채권을 모두 매도가능자산으로 재분류한 NH농협생명도 같은 기간 RBC비율이 315%에서 223%로 떨어졌다. 푸르덴셜생명도 486%에서 354%로 떨어진 상황이다.

회계처리를 ‘만기보유증권’으로 하면 발행수익률만 수취하겠다는 것으로 장부에 시가 변화를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 회계기준을 한 번 변경하면 3년 간 바꿀 수 없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생명보험사는 24개사 중 13개사가 보유 채권을 재분류했다. 이 중 3개사는 3번 이상 재분류를 했다. 특히 금리가 하락하던 2012~2016년, 2018~2019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DGB생명, KDB생명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엔 금리가 오르자 다시 채권 재분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 2월 2조원 규모의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다시 분류했다.

한화생명도 최근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내년에도 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되면 채권 계정의 재분류나 자산 부채의 자산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채권 재분류는 현 제도에서만 유용한 방법”이라며 “이익 유보,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 등 근본적인 자본 확충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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