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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평해진 운동장...금융사 vs 빅테크, 자산관리·플랫폼 대전
은행 숙원사업 투자자문 허용
소매금융 전략 지각변동 예고
금융·비금융서비스 한곳서 가능
은행·보험사도 슈퍼앱 출시 예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진행된 은행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은행과 빅테크가 수평 잡힌 운동장에서 플랫폼 전쟁을 벌이게 됐다. 그동안 빅테크 지원에 무게 중심을 두었던 금융위원회가 기존 은행권과의 균형잡기에 나서면서다. 고승범 위원장이 은행의 숙원이던 자문업 허용 방침과 함께 비금융 부수업부로의 사업영역 확장을 약속했다. 기존 대형 금융사들의 자산관리 사업확장 등 플랫폼 전략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은행권 숙원, 자산관리 유료서비스 길 열리다=그 동안 은행이 ‘자산관리’ 명분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판매수수료 뿐이었다. 파는 행위에서만 수익이 발생하다보니 해당 상품의 성과에 대해서는 고객와 이해가 엇갈렸다. 포트폴리오 영업도 어려웠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도, 연금상품의 고질적인 수익률 부진 등도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면 이해상충에 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판매 뿐 아니라 상담과 자문의 대가로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자문업 허용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기존 시장 잠식을 우려한 증권업계의 반대로 번번히 좌절됐다. 그런데 증권사 총수를 인척으로 둔 고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이를 수용했다.

고 위원장은 28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부동산에 제한되어 있던 은행의 투자자문업을 전상품으로 확대하여 다양한 투자자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은행이 차별화된 투자자문과 투자자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면 투자자문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기존 은행권의 소매금융 사업전략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예금과 대출 중심이던 영업전력이 자산관리로 이동하면서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다. 대규모 공채와 순환보직 관행도 사라지고 능력과 경력을 바탕으로 한 수시채용과 성과중심 인사체계가 새롭게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도 보험도, 앱 하나로 다된다...슈퍼앱 전쟁=고 위원장은 이날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금융그룹이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가 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도 밝혔다.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에 한번에 접근이 가능한 슈퍼앱은 금융권의 지향점이 됐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들이 모두 슈퍼앱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통 금융사들도 이에 맞춰 슈퍼앱을 속속 출시하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7일 새 모바일뱅킹 앱(KB스타뱅킹)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마이자산관리’)가 신설됐다. 이를 통해 증권, 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의 거래 정보뿐 아니라 부동산·자동차 등 비금융 자산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고 진단까지 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도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에 본격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최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썸’에서 새로운 다이렉트 브랜드 ‘착’을 출범시켰다. 기존 삼성화재 고객 1000만명뿐만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라이프 플랫폼을 만들겠단 취지다.

초개인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 보장분석 서비스를 통해 개인 맞춤형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보험료 5만원을 선택하면 보장항목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서비스도 개발했다. 다만 서비스 확장을 위해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의 금융당국 제재 이슈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경원·정경수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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