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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혹 떼려다 혹 붙인 제주항공…운항중단 위기
신고없이 위험물 운송하다 적발, 12억 과징금
법원, “과징금 처분은 위법” 승소 판결했지만
과징금 없어지면 운항정지 처분 내려야
코로나 감안, 경징계 그쳤는데 불복소송으로 운항중단 위기
제주항공 여객기.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위험 화물을 운송한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은 제주항공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과징금 처분이 아닌 운항 중단 제재를 가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내려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김국현)는 제주항공이 국토부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제주항공이 승소했기 때문에 항소 여부는 국토부 결정에 달렸다. 하지만 국토부는 운항 정지 대신 상대적으로 가벼운 과징금 처분을 해주고도 패소한 사안에서 소송을 계속 이어갈 실익이 없다. 때문에 판결이 확정될 경우, 국토부 재처분에 따른 제주항공 운항 정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과징금 대신 운항 중단 처분을 내리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중단 시 특정 노선에 한정할 것인지 혹은 전체 노선이 대상이 되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법리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제재 범위를 정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2018년 1~4월 20회에 걸쳐 위험 화물로 분류되는 리튬이온배터리 546개를 인천~홍콩 노선에서 운송하다 국토부에 적발됐다. 항공안전법상 위험물을 운송할 때는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은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12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현행법상 항공사가 허가 없이 위험물을 운송하는 경우 정부는 6개월 이내의 항공기 운항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다만 이용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100억원 이하의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토부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돼 국제 항공 운송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해 운항 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을 부과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조치를 내린 것이었지만 제주항공은 운송 당시 위험물 여부를 알기 어려웠다고 주장하며 이마저도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운항 정지를 명하는 대신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 위법하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제주항공이 운송하는 화물이 위험물이라는 점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면서 “인천~홍콩 간 노선의 물동량과 그중 제주항공이 차지하는 비중, 백신 접종에 따른 국제 항공 운송 추이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운항 정지 처분을 하더라도 이용자들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제주항공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동량이 줄어 해당 노선에 대해서만 운항정지 처분을 받는 경우 이용자의 불편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과징금 대신 특정 노선에 대한 운항이 정지된 건 2013년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에 대해 45일, 2014년 사이판 노선에서 엔진고장으로 운항에 대해 7일 처분이 내려진 사례가 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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