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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시간에 닥친 사이버 재난…‘KT 먹통’ 시민들 불편 호소
25일 오전 11시께 KT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먹통
자영업자·학부모·직장인 등 업무 마비·결제 중단으로 불편 호소
KT 측 “라우팅 오류, 원인으로 파악 중”…정확한 사유는 조사중
25일 오전 한때 KT의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네트워크 접속 장애는 1시간가량 만에 복구됐지만, 서비스 중단이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전날 오전 11시께부터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30분 넘게 중단되면서 시민들의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이 사고로 KT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기업들의 업무는 중단됐고 전국에 위치한 식당, 카페 등에서는 방역을 위한 QR코드 인증이나 카드 결제가 어려워 혼란이 일었다.

26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직장인 박모(31) 씨도 전날 곤욕을 겪은 사람 중 하나다. 서울 강남구에서 일하는 박씨는 “연말이 다가와 내년도 예산 내역을 작성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내용이 다 날아가 계획에 없던 야근까지 해 무척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경남 지역에서 횟집을 하는 자영업자 이모 씨도 “포스기도 안 되는 상황에서 현금 없는 손님은 SKT 등 다른 통신사를 쓰는 일행의 도움을 받아 계좌이체로 결제를 했다”며 “제 폰이 KT라 입금 확인은 안 되니 손님이 보여주는 화면을 믿고 손님을 보냈다”고 했다.

통신 마비 발생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약속 장소에 늦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김모(23) 씨는 “한 번도 안 가 본 식당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지도 검색이 안 돼 역 근처 사람들 2명에게 물어물어 겨우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며 “예약 시간을 놓치면 90분을 기다렸다 다음 타임에 들어가야 해 심장을 졸였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갑작스러운 통신 마비에 불편함을 겪었다. 인천에서 생후 6개월 아이를 키우는 주부 정모(35) 씨는 “안전용으로 아기방에 CCTV를 설치해 놓고 샤워나 밥을 먹는 등 집안일을 하는 편인데 인터넷이 안 되니까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회사원 백모(40) 씨는 “아이 학교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 줌 수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 아이패드 연결이 안 된다고 해 왜 안되는지 같이 고민하느라 한참 씨름을 했다”며 “이런 케이스가 처음은 아닐 텐데 예삿일이라고 생각하는지 학교에서도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KT는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난 전날 오후 2시30분께야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기지국에서 보내는 데이터를 받아 수신자에게 전달해주는 중간 연결 장치가 ‘라우터’인데 이를 통해 최단 시간 내에 데이터가 전달되도록 하는 게 라우팅이다. KT는 당초 사고 원인을 ‘대규모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디도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라우팅 오류가 발생했는지는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통신 장애는 2018년 충정로 KT 아현국 화재 이후 3년만에 발생한 대규모 통신 장애다. 당시 서울 용산구·서대문구 일대 통신 장애가 이어지면서 카드 단말기 먹통으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아현국 화재 사고 당시 KT는 피해를 당한 KT유·무선 가입고객에게 1개월 요금 감면 등의 보상을 한 바 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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