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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소프트파워 폭발적…北독재에 도전할 잠재력 가져”
수미 테리 美 CSIS 선임연구원 기고
민주주의·자본주의 전파 큰 영향력

[헤럴드경제]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가 한반도 문제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구문화가 냉전 시대를 종식했던 것과 같은 전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에 실린 기고문에서 “‘오징어 게임’은 세계를 강타한 가장 최근의 한국 문화일 뿐, BTS와 영화 기생충 등도 전례없는 성공을 거뒀다”며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 문화의 침투에 맞서는데 걱정해왔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소프트 파워(문화) 강국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소프트 파워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달콤한 과일로 북한 주민들을 유혹함으로써 북한 독재에 도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헤럴드]

과거 냉전 시대에 맥도날드, 코카콜라, 비틀스 등 서양 문화가 공산주의 국가에 상륙해 소련을 붕괴시키고 냉전을 끝냈다며 한국 문화는 북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리 연구원은 “북한은 한국 문화 수출을 ‘남풍’으로 치부하고 ‘무기’로 경계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중국으로부터 밀반입되거나 암시장에서 몰래 판매되는 USB 드라이브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보고, K-팝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2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예로 들며 이를 본 북한 주민들의 한국에 대한 동경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형 애드벌룬을 통해 책이나 CD 등 체제 선전물을 보내는 것을 금지한다”며 “그 반대로 남한 문화가 북한에 침투하도록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 문화가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것 이상으로 한국 문화는 DMZ를 사이에 둔 공유된 문화를 발전시킴으로써 고통 부담이 적은 미래 통일을 이룰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만한 문화를 발전시킬 막강한 일을 해왔고 이제 더 힘든 일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상품을 수출하는 데 그칠 것인지, 거기에 더해 민주적 이상을 전파하며 문화적 스타파워를 굳히려고 하는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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