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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구조조정기업 자금으로 제 잇속 챙기기…도덕적 해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자료
"HMM 여유자금 4조원, 지출승인권 가진 산은 저금리상품에 집중"
"HMM 9개월 수익 27억원뿐"…산은 "HMM이 유리한 상품 선택한 결과"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산업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관리를 받는 HMM이 거액의 여유자금을 산은의 저금리 예금에 맡겨 미미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산은으로부터 받은 'HMM 보유 여유자금별 운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현재 HMM 보유 여유자금 4조308억원의 67.4%가 산은에 맡겨졌다.

이 가운데 85.0%에 이르는 2조3107억원이 정기예금에 들어 있으며,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에 각각 3790억원과 277억원에 가입돼 있다.

산은을 포함한 전 금융사를 기준으로 보면 HMM의 전체 여유자금 중 63.2%(2조5477억원)가 정기예금에 쏠려 있으며, MMDA와 MMT(RP)가 각각 24.9%(1조41억원)와 7.8%(3140억원)를 차지했다. 그밖에 당좌예금과 보통예금 등이 나머지 4.1%를 구성했다.

올해 9개월간 이들 여유자금 운용 수입은 만기 도래 전 상품을 제외하고 27억원에 그쳤다. 만기가 있는 상품의 향후 예상 이자 수입도 40억원에 불과하다.

강 의원은 이처럼 여유자금을 활용한 수익이 저조한 것은 산은의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저금리 상품에 돈을 맡긴 탓이라고 분석했다.

여유자금이 투입된 금융상품 40건 중 별도의 금리가 없는 외화 당좌예금(13건)을 제외한 27개 금융상품 금리는 ▷ 정기예금 7건 평균 0.21% ▷ MMT 6건 평균 0.54% ▷ 환매조건부채권(RP) 6건 평균 0.73% ▷ 보통예금 4건 평균 0.03% ▷ MMDA 4건 평균 0.17%로 파악됐다.

강 의원은 HMM의 여유자금 운용이 비효율적이고 부실하다고 지적하면서 구조조정 관리자인 산은에 그 책임을 돌렸다. HMM의 자금 집행 일체는 산은이 파견한 자금관리단의 승인을 거치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산은이 구조조정 기업인 HMM의 여유자금 대부분을 산은 금융상품에 묶어두고, 이자 수익과 실적 올리기에 사용한 것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HMM 외 다른 구조조정 관리 대상 기업에서도 이러한 주먹구구식의 비효율적인 자금 관리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산은이 구조조정을 관리하는 기업의 여유자금 운용실태를 감사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에 주문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HMM이 금리를 비교해 유리한 상품을 선택한 것이지 산은에서 편파적인 자금운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단기자금이기에 워낙 금리는 낮지만 그(저금리 상품) 가운데에서는 (산은이) 비교적 높은 금리를 주기 때문에 산은에 예치한 것으로 안다"며 "산은이 파견한 자금관리단이 이런 문제를 결정하거나 산은에 자금을 주라고 명령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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