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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바논 시위 무력충돌 36명 사상
베이루트 곳곳서 총격사건

중동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시위 도중 발생한 무력충돌로 6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주도한 시위 도중 총격 사건이 벌어져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력 사태다.

이날 시위대는 2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지난해 8월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건 조사를 담당한 판사의 해임을 요구했다. 헤즈볼라와 동맹 관계에 있는 시아파 정치 군사 조직 아말과 함께 행진하는 과정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했다.

총격을 가한 세력은 골목길 곳곳에서 AK-47를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권총과 소총, 로켓 추진식 유탄 발사기도 사용됐다.

바삼 마울라위 레바논 내무장관은 “저격수가 희생자의 머리에 총을 쐈다”고 설명했다. 총격전은 4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이후 시리아인 1명을 포함해 9명의 용의자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사태 직후 연설을 통해 폭력 사태를 규탄하며 “레바논은 차분한 대화와 기관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건 조사는 차질 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격을 먼저 가한 사람이 누군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헤즈볼라와 아말은 공동 성명을 통해 기독교 계열 정당 크리스천 레바논 포스(CLF)를 배후로 지목했다. CLF는 수십 년 간 레바논의 ‘엘리트 종파’였지만 최근 반체제 정당으로 돌아선 상태다. 하지만 레바논군은 헤즈볼라를 비판하며 “이번 무력충돌은 언제 어디서나 시민을 위협하는 헤즈볼라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군은 이어 “항구 폭발사건 조사를 중단하기 위한 헤즈볼라의 계략”이라며 비난했다.

이날 헤즈볼라의 시위는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건을 조사하는 타렉 비타르 판사에 대한 항의로 시작했다. 올해 2월 임명된 이후 수사를 담당해온 비타르 판사는 아말의 고위 관리이자 전 재무장관인 알리 하산 칼릴 의원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해 반발을 샀다.

비타르 판사는 정치.보안 관리를 소환해 베이루트 폭발사건 조사에서 심문하고, 자리에 나타나지 않으면 체포 영장을 발부해왔다.

레바논은 현재 18개의 종파를 인정한다. 이들 간 무력충돌은 국가의 큰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레바논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종파 간 내전으로 한 차례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18개의 종파 중 이슬람 시아·수니파의 규모가 가장 크지만, 최근 헤즈볼라가 레바논의 가장 막강한 정치·군사적 조직으로 부상했다. 헤즈볼라는 현재 이란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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