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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 빠져도 주담대・신용대출 여전히 벼랑 끝…내년엔 상반기에 ‘절벽’ 도달 [인더머니]
KB·하나·농협銀 빠듯
신한·우리銀는 넉넉해
내년 증가율 올해 절반
상반기 내 소진될 수도
대선 이후 변화 가능성

[헤럴드경제=서경원·김성훈 기자] 정부가 전세·집단대출을 가계부채 총량관리 한도(연증가율 6.99% 이하)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중단위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는 이미 내년에는 증가폭을 4%대로 예고한 상태다. 강행되면 내년에도 대출 중단의 공포는 계속될 수 있다. 다만 주요 유력 대선주자들이 일률적인 대출총량관리에 부정적인 점이 변수다.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말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2조원7000억원으로 작년말(988조8000억원) 대비 6.5%(63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세대출을 제외하더라도 일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0~12월 중 9월 수준(각각 3조2000억원, 8000억원)으로 증가할 경우 연말 총 가계대출 잔액은 1064조7000억원에 도달, 7.7%의 연증가율을 나타내게 된다.

13일 현재 5대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의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1~13일 분의 전세대출 증가분을 제외하더라도 총 증가율이 7.4%를 기록 중이다. 목표치에 맞추려면 대출 규모를 되레 5000억원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이달 전세대출분을 빼더라도 증가율이 각각 5.6%, 5.2%다. 하나은행은 연말까지 대출 증가액 규모를 1조8000억원 미만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올 1~9월 분기평균 증가 규모가 2조3000억원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국민은행도 잔여 한도가 2조9000억원으로 올 분기 평균 2조9000억원과 비슷하다.

우리와 신한은 전세를 제외하면 각각 4.1%, 3.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3조7000억원 가량 한도가 남은 상태인데 1~3분기 평균 1조9000억원 가량 늘어 비교적 여유가 있다. 신한은 연말까지 4조4000억원 아래로만 막으면 되는데 분기당 1조5000억원 가량씩 증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 없이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이미 연 증가율이 높은 상태인데다가 한도 제외 대상이 전세대출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기존 제한 조치는 유지할 방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올 전체 전세대출을 제외해주지 않고 4분기 신규분에 한해 빼준걸 보면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도 과도한 부채 증가를 막겠단 의지가 여전히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금융위는 당초 2020년 8%, 2021년 5~6%, 2022년 4%대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점진적으로 낮추려는 목표를 세웠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속도로 대출이 나간다면 반년만에 4%대 총량 한도가 소진될 수 있다. 변수는 내년 5월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방침이다. 현재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들도 현재와 같은 총량관리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경선토론회에서 “실거주가 아닌 주택 구입, 다주택자 대출은 줄여야 하지만, 필수적 영역의 금융 대출은 오히려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도 14일 “가계 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막아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라며 정부의 총량 규제를 비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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