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대장동 개발사업과 같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도시개발사업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공이 참여해 민간의 토지매입과 분양가 상한제 면제 등 특혜를 준 대장동 개발사업 사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모습. [연합]

14일 국회에 따르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공공이 출자에 참여해 설립한 법인이 사업시행자로서 조성한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관 합동으로 설립한 법인(SPC)이 조성한 택지는 민간택지로 분류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현행 법의 문제를 수정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정치권에 논란이 되고 있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시비가 대표적인 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로 사업에 참여하면서도 민간 사업으로 분류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면제했다. 그 결과 화천대유 등 특정 소수 민간인들이 수백, 수천억원의 개발이익을 사실상 독점했다.

특히 공공이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했다는 이유로 공공택지 개발 시 발동되는 토지 강제 수용권은 주어지면서 정치적으로 특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도시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택지 중 공공이 출자에 참여해 설립한 법인이 조성한 토지도 공공택지로 분류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도록 함으로써 도시개발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대장동과 같은 공공과 민간의 공동 도시개발에서 민간의 이익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도 발의됐다. 이 의원은 지난달 공공사업자가 참여한 법인이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민간 사업자의 투자 지분을 50% 미만으로 하고, 민간의 수익 상한도 총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도 이 같은 소위 ‘대장동 개발 방지법’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일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도시개발법의 기본 취지가 있지만,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 개발이익환수 제도 전반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역시 국정감사 후 공공 도시개발의 범위를 확대하고, 민간 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원활한 택지 공급을 위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도시개발법의 의미를 고려해, 민간의 이익을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