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내서’ 1년반 돌본 4살 여아 옥상서 후려친 돌보미
아이돌보미가 4세 여아 등을 때리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YTN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휴대전화를 만지려는 4살 여아를 아파트 옥상에서 때린 30대 돌보미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아이 돌보미로 일하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지난 6월 20일 성북구 한 아파트 옥상에서 1년 반 동안 돌봐온 B(4)양의 어깨와 등 부위를 내려친 혐의를 받는다. 아이 부모가 추궁해 A씨는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했으나 부모는 상습 학대가 의심된다며 지난 7월 경찰에 신고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YTN은 B양 부모의 제보로, A씨가 옥상에서 휴대전화에 손을 뻗는 B양의 어깨와 등을 때린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A씨는 B양과 옥상 벤치에 앉아 있다가 B양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만지려고 하자 어깨를 때리는가 하면, 시험하듯 휴대전화를 내밀고는 이를 잡으려는 B양의 등을 세게 후려친다. 이어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A씨는 B양의 웃옷을 걷어 때린 흔적을 살펴보고 눈물을 닦아주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 반응했다. 우는 아이를 본 엄마가 이유를 물었지만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A씨의 학대를 의심한 부모는 B양에게 A씨의 폭행 여부를 물었고, B양은 “등허리를 맞고 머리도 맞고 여기저기 맞았다”고 말했다. 이에 부모가 옥상 CCTV를 확인한 후 A씨에게 추궁하자, A씨는 ‘아이가 짜증을 내서 그랬다’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폭행은 한 차례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양 부모는 어린이집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얘기를 듣고, 상담 치료에서도 상습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A씨의 상습 폭행을 의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혐의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