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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만원 운동화 신은 신동빈, ‘동빈이형’ 될 수 있을까 [언박싱]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회장님 운동화는 9만7000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등장한 모습이 연일 화제다. 화려한 구찌 모피코트를 입고, 친환경 운동화를 신은 신 회장은 평소 SNS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엄근진(엄격·근엄·진지)’ 캐릭터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차림새, 표정 하나까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됐다.

유통업계에서는 맞수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솔직한 SNS활동으로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SNS에서 첫 파격을 선보인 신 회장의 다음 행보에 더 관심이 쏠린다.

우리 회장님이 달라졌어요!

신 회장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구찌 가옥'을 방문했다. 이날 신 회장의 방문 모습은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이 본인의 SNS에 “회장님 구찌플렉스ㅋㅋ 취향이 같으시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면서다.

이날 신 회장은 인조모피를 이용해 만든 구찌 페이크퍼제품을 입고, 스니커즈를 신고 있다. 코트는 725만원짜리로 현장에서 걸쳐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더욱 주목할 것은 신발이다.

신 회장이 당시 착용한 운동화는 롯데케미칼 주관으로 7개 업체가 참여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통해 제작된 제품이다. 프로젝트 루프 참여사들은 지난해 3월부터 롯데월드몰, 롯데월드 등에 수거장비를 설치해 폐페트병 10t을 모았다. 이렇게 수거한 폐페트병은 금호섬유공업에서 분쇄해 원료화했고, 한국섬유개발원은 원사와 원단을 만들어 친환경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인 'LAR'에 제공했다.

신동빈 회장이 착용한 운동화. [롯데 제공]

LAR는 이들 소재를 이용해 친환경 운동화와 가방을 만들었다. 신 회장은 이 신발을 평소 편한 자리에서 자주 신고, 착용감이 편하다며 주위에 추천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크퍼나 친환경 운동화는 모두 롯데의 친환경 행보와 관련 있기 때문에 신 회장의 사진 한 장이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사업에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친환경 성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 성장을 달성해 국내 수소 수요 중 30%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친근한 ‘동빈이형’ 될 수 있을까

평소 신 회장은 현장 방문을 즐겨하고 방문 뒤 지적 사항도 꼼꼼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만 해도 신규 오픈점인 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를 비롯해 추석 연휴 직전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도 방문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현장사진을 공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우연히 취재진에 목격돼 기사화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경쟁사 백화점 방문사진도 스스럼없이 올리며 ‘배카점데이’라고 SNS에 올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신 회장이 평소 SNS에서 ‘은둔’생활을 했기에 신 회장이 현장에서 71년생인 배상민 사장과 스스럼없이 친근한 포즈로 올린 사진은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동행자인 배 사장도 주목해야 한다. 배 사장은 롯데의 역대 최연소 사장이다.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졸업하고, 27세 나이에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모교 교수로 임용된 배 사장은 2005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일해왔으며, 레드닷어워드와 iF디자인어워드 등 디자인계의 유명한 상들을 여러 차례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롯데 조직문화 혁신에 나선 신 회장은 배 사장 영입에도 적극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에서 사회공헌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며, 애초 학계에 남을 뜻으로 기업들의 러브콜을 거절해온 배 사장은 롯데의 적극적인 영입 의지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배 사장은 지난 4월 롯데 임원포럼에도 강연자로 참석하는 등 신 회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달 만들어진 디자인경영센터는 향후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디자인 및 제품·서비스의 혁신은 물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또 하나, 롯데와 신 회장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하는 장면이 있다. 부산 롯데백화점 본점 방문 당시 신 회장의 사진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는데 대충 봐서는 신 회장을 여러 명의 수행원이 따라가고 있는 그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이때 네티즌의 눈에 띈 것은 신 회장 뒤를 따라가고 있는 직원 중 하나가 정장에 ‘나이키 조던 로우 파티클 그레이’를 신었다는 점이다. 회장님 오시는 자리에 정장에 구두로 똑같이 격식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운동화 차림을 했다는 것 자체가 그간 롯데 이미지와 달라 놀라움을 표시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신 회장이 다음에 또 어떤 행보와 사진으로 놀라움을 던져줄지 기대되는 ‘한 장면’임에는 분명하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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