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률 1.52%...14년9개월來 최고치
서울 평균 아파트값 12억...올 1억5000만원↑
전국 주택시장이 매물 가뭄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정부의 각종 규제로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오지 않다 보니 수급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재고 주택시장에서의 공급 부족을 해갈할 대책 없이는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5만829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거래량(85만3432건)의 6.8% 수준으로 2006년 이후 동 기간 최고치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전체 거래건수 7만4205건 가운데 1만355건이 증여로 파악됐다. 전체의 13.9%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017년(3.9%)과 비교하면 3.6배 늘어난 수치다.
올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증여는 늘어난 셈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면서 매도보다는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자녀 등에 증여하는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재고시장의 물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매수심리가 진정되지 않다 보니 집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1.5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2006년 12월(1.86%)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률도 같은 달 1.89%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서울 집값도 전달 대비 1.52% 상승했다. 가격이 계속 오르다 보니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은 11억9978만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억5000만원 넘게 올랐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가 당장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재고 주택시장을 억제하고 있는데 재고시장에서 충분한 공급이 이뤄져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며 “다주택자의 양도세 규제를 완화해야 매물 잠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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