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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은행·증권사보다 높아”
“금융사별 능력 아닌 가입자 차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보험사의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증권사나 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은 4일 ‘IRP 시장 성장과 보험회사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6년 147조원에서 2020년 255조5000억원으로 5년간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 중 개인형 퇴직금(IRP)의 적립금은 2016년 12조4000억원에서 2020년 34조4000억원으로 22조원 가량 증가했다.

IRP의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22.6%로 전체 적립금 증가율 11.7%의 2배에 달한다. IRP의 연도별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7년 23.4%, 2018년 25.5%, 2019년 32.3% 그리고 2020년 35.4%로 매년 커지고 있다.

DB(확정급여)형,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과 달리 IRP는 가입자가 금융사를 결정할 수 있으며, 적립금의 운용지시 역시 가입자 스스로 하는 구조다. IRP에 적립금 납입 시 최대 700만원까지 13.2%(최대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금융권역별 IRP 점유율을 살펴보면 은행과 금융투자권역은 전체 점유율보다 높은 반면 보험사의 IRP 점유율은 전체 점유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DC 63%, DB 41.5%) 전체 점유율은 51%인데, IRP에서는 69.3%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반면 보험권역은 DB에서 생·손보를 합쳐 36.7% 점유하고 있으나 IRP는 생보가 7.4%, 손보가 1.3%를 점유하고 있다.

IRP 가입자와 적립금이 금융투자 권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요 6개 증권회사 IRP금액 중 은행·보험회사에서 유입된 자금은 2019년 2320억원, 2020년 5491억원 그리고 2021년 3월까지 3811억 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자금 이동으로 인해 은행권 IRP 점유율은 2020년 말 69%에서 올해 1분기 67%로 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점유율은 21%에서 24.4%로 3.4%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국내 증시 활황으로 실적배당형 투자는 증권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가입자의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 등은 증권사 IRP에서만 투자할 수 있다.

실제로 증권사의 중장기 수익률은 2.24%(5년)와 2.84%(10년)로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높았다. 특히 증시 활황기였던 지난 1년간 증권사의 수익률은 3.78%로 생명·손해보험회사 및 은행보다 50% 이상 높았다.

그러나 투자형태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모든 금융권역의 수익률이 유사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원리금보장형은 생명·손해보험회사 수익률이 1.92%로 증권사(1.88%), 은행(1.47%)에 비해 높았다. 실적배당형도 손해보험회사 수익률이 12.06%로 증권사(11.20%), 은행(10.05%) 대비 높았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지시는 금융사가 아니라 사용자(DB형) 혹은 근로자(DC형, IRP)가 내리므로 수익률의 차이를 금융사의 운용능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증권사의 운용능력이 좋다기 보다는 가입자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 때문이다. 증권사의 경우 퇴직연금 자산 중 실적배당형 투자 비중이 20% 수준인 데 비해 은행은 10% 안팎,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5%와 1% 안팎이다.

수익률에 민감해 적극적으로 자산운용 지시를 내리는 고객들이 증권사로 몰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고객들에게 보험사의 실적배당형 투자수익률이 낮지 않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또 고객이 퇴직연금 자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운용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자산운용 정보 제공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증권사들처럼 IRP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식의 마케팅 방안도 고민하자고 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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