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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내연녀, 딸 낳고 역외회사 통해 모나코 48억 아파트 구매”
세계 지도자 조세 피난처 등 통한 비밀투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판도라 페이퍼스’ 공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내연녀가 딸을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 역외 회사를 통해 구매한 것으로 파악된 고급 아파트가 있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항구의 모습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를 맺고 여아를 낳았다고 알려진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크(46)가 역외 회사를 통해 모나코에 410만달러(약 48억6670만원)에 달하는 고급 아파트를 산 것으로 드러났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최근 20여년간 최소 36개의 유령회사를 세워 미국과 영국에서 1억600만달러가 넘는 14개 저택을 사들였다고 파악됐다.

워싱턴포스트(WP)·가디언·AP 등에 따르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3일(현지시간) 전 세계 14개 기업에서 입수한 약 1200만개 파일을 검토한 결과, 푸틴 대통령의 내연녀와 전·현직 정치인, 억만장자, 유명연예인, 종교지도자가 지난 25년간 저택과 해변 전용 부동산, 요트·기타 자산에 비밀리에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이름은 ‘판도라 페이퍼스’다.

ICIJ는 앞서 2016년 ‘파나마 페이퍼스’라고 명명한 보고서를 통해 유사한 내용을 폭로, 여기에 이름이 오른 인사 일부가 사임을 하거나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국제적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어 이번에도 적지 않은 논란을 예고한다.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117개국 159개 미디어에서 600여명의 언론인이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보고서에 나오는 대표 전·현직 정치인은 330여명이다. 압둘레 2세 요르단 국왕,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등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내연녀,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측근도 포함돼 있다.

억만장자로는 터키의 건설업 거물 에르만 일리카크와 소프트웨어사 레이놀즈 앤드 레이놀즈 전 최고경영자(CEO ) 로버트 브로크만 등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소유한 상당수 계좌는 자산을 감추거나 세금을 포탈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의심을 받는다.

판도라 페이퍼스는 전 세계 38개 관할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14개 서비스 제공업자로부터 유출된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75만장의 스마트폰 사진과 맞먹는 분량인 3테라바이트에 해당한다.

기록은 1970년대 것도 있지만 대부분 1996∼2020년 내용이다.

ICIJ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 홍콩, 중미의 벨리즈 등 이미 익숙한 역외 피난처에 등록된 계좌를 파헤쳤다. 사우스다코타주 81개, 플로리다주 37개 등 미국에서 설립된 신탁사에도 일부 비밀 계좌가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내연녀가 여야를 낳은지 몇주 만에 만든 역외 회사를 통해 구입한 모나코 몬테카를로에 있는 고급 아파트 복도의 모습

푸틴 대통령의 내연녀로 알려진 크리보노기크는 여아를 낳은지 몇 주만에 설립된 역외 회사를 통해 2003년 모나코에 있는 아파트 소유자가 됐다. WP는 이 여성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북적대는 공동 아파트에서 자랐고, 동네 가게 청소 등의 직업을 가졌던 인물로 410만달러에 달하는 아파트 구매 비용을 낼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관련 자료엔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당시 낳은 딸은 18세가 됐다. 크렘린은 판도라 페이퍼스와 관련한 ICIJ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의 경우 1995∼2017년 최소 36개의 유령회사를 세우고, 미국과 영국에서 1억600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14개 저택을 구매했다.

저택 중 하나는 2017년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통해 구매한 미 캘리포니아에 있는 오션뷰 부동산으로, 가격이 2300만 달러에 달한다고 ICIJ는 밝혔다.

압둘라 2세는 올 초 이복동생 함자 전 왕세자로부터 부패와 무능하다며 비난을 받자 악의적 음모라며 함자 전 왕세자를 가택 연금하기도 했다.

압둘라 2세 측은 그가 자국법에 따라 세금을 낼 필요가 없고, 공적자금을 오용한 적이 없다며 역외회사를 통한 지분 취득은 보안 및 사생활 이유라고 주장했다.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880만 달러짜리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을 보유한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인수해 2017년 이 건물이 주인이 됐다. 현재 인권변호사 출신인 부인 셰리 블레어의 로펌이 주인이다.

블레어 부부는 바레인의 산업관광부 장관 부부로부터 그 업체를 사들이면서 40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절감했다.

셰리 블레어는 남편이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바레인 장관 측은 영국법을 준수했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바비시 체코 총리는 2009년 프랑스 칸 인근 지역에 있는 부동산을 사려 2200만 달러를 유령회사에 투자했지만, 그 유령회사와 해당 부동산은 그의 자산 신고서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바비시는 총선을 앞둔 음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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