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유럽 5개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를 통해서 양자·다자 통상 저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목표다. 또 우리나라가 백신·공급망·디지털통상·기후변화 등 격변하고 있는 통상 현안을 선점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한다는 포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4~1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소렌토 등 유럽 5개국을 방문한다.

우선, 첫째날인 4일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업인 머크(Merck) 생활 과학(Life Science) 부문 마티아스 하인젤(Matthias Heinzel) 대표와 면담을 갖고 “우리나라의 세계적 백신 생산역량을 결합해 한국 정부의 K-글로벌 백신 허브화를 통한 백신 글로벌 공급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함께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머크는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 등 4종의 백신 생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어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바스크(BASF) 기능성 소재(Performance Materials) 부문 마틴 융(Martin Jung)을 만나 “우리나라가 이차전지, 반도체 등 첨단 소재를 활용한 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양국간 상호호혜적 글로벌 공급망을 더욱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바스크는 우리나라에 1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울산, 전남 여수 등에 대규모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또 여 본부장은 오는 5~6일 파리를 방문,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 이후 2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와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회의에 연이어 참석, OECD 개별국가 및 파리 현지 기업 대상으로 ‘아웃리치(현지 정책담당자 및 이해당사자 접촉·설득)’를 진행한다.

특히,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회원국(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 통상장관들과 만나 우리나라의 DEPA 가입과 아·태지역 디지털통상 협력 강화를 논의한다. DEPA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국인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 3개국 간 디지털 통상의 주요 규범을 정립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체결한 디지털 무역협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13일 DEPA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통보한 상태다. 또 파리에서 플라스틱 옴니움와 토탈 등 프랑스의 주요 신재생 에너지 기업과의 면담을 통해 수소 에너지, 해상 풍력 등 분야 투자유치 등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오는 6~7일에는 제네바를 방문, 각국 WTO 대사 등 현지 인사들과 다자무역체제 회복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여 본부장은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을 만나 기후변화·공급망·디지털 등 신통상 이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제네바대학(UNIGE)에서 대학(원)생 대상 웨비나(Webinar) 특강을 통해 다자무역체제 하에서 한국이 이루어낸 경제 발전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는 8일에는 브뤼셀에서 한-유럽연합(EU) 통상정책 포럼, 한-EU 백신 라운드 테이블 등에 참석한다. 또 EU 통상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과 양자회담을 통해 한-EU 통상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유럽 출장의 마지막 방문지인 소렌트에서는 11~12일 주요 20개국(G20) 무역투자장관회의에 참석해 WTO 개혁, 백신·공급망·디지털통상·기후변화 등 주요 통상이슈에 대해 협력을 모색한다. 또 G20 국가들과의 양자 통상 협력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