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수 이승환이 이를 풍자했다.

이승환은 2일 페이스북에 임금 '왕(王)'자가 그려진 손가락 반창고 사진을 올리며 "수술부위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네요. #효험 있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승환이 게재한 셀카 사진에는 왼손 검지 손가락 아래 부분을 둘러싼 흰색 반창고 위에 검은 펜으로 ‘王’가 적혀 있다. 이는 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송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이 왼쪽 손바닥에 ‘王' 글자가 적힌 채 나온 것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 총장. 손바닥에 왕(王) 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MBN 방송화면 캡처]

윤 전 총장 측은 왕(王)자에 대해 지지자들이 그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웃에 사시는 열성 지지자 아주머니들이 차 앞에 오셔서 꼭 정권교체 하라면서 손바닥에 ‘왕’자를 써주셨다"며 "1일 5차 토론회 때 오정연 목사 문상 갔다가 토론회 가는 차 안에서 손세정제로 지웠는데, 매직으로 써서 잘 안 지워진 것이고 무속인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제기됐다.

경쟁 후보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선이 주술 대선으로 가고 있다”며 "참 어이없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을 만날 때도 무속인을 데리고 갔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일일 일망언으로 정치의 격을 떨어트리더니 다음 토론 때는 부적을 차고 나오시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최순실까지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그는 “누구의 말을 듣고 손바닥에 ‘왕’을 쓰고 나왔는지 밝혀라. 국민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면서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는 무엇이 다른가”라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의 이전 TV토론회 모습. 왼쪽 손바닥에 글씨가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권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왕'자를 보니 갑자기 최순실 생각이 나서 웃었다"며 "댓글을 재밌게 읽은 것이 있는데, '무당' 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라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