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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사 중심 PFV핵심인데 화천대유·천화동인 대박
‘대장동모델’ 경기硏 자랑했지만
대규모 자금조달 금융사 ‘빈손’
자산·자금관리사만 배당 잔치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은 개발 이익이 민간으로 과도하게 흘러가는 것을 막기위한 장치로 건설사의 컨소시엄을 배제하고 금융사로 구성된 PFV(Project Financing Vehicle·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사업의 핵심으로 앉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와 자금관리사무수탁회사(FMC)를 통해 투자한 천화동인 등만 수천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기면서, 투자원금 대비 1154배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얻게 됐다. 개발이익 환원 장치로 꺼내는 PFV가 사실상 특정인들의 수익을 위한 구조가 된 셈이다.

경기연구원은 2019년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징과 시사점’에서 대장동 사업의 치적을 기술하며, 핵심을 PFV로 꼽았다. 이재명 캠프의 싱크탱크인 이상경 가천대 교수가 쓴 이 보고서는 “건설사가 배제된 금융기관 중심 PFV는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고, 경쟁입찰을 통해 공사비를 낮출 수 있다”면서 “성남개발공사는 사업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PFV의 주주로 인·허가 지원을 통해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사들은 성남의뜰에 대출을 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별도의 보증도 요구하지 않으며, 사업비를 조달했다. 반면 화천대유와 FMC를 통한 투자자들은 보다 영리한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했다.

통상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AMC를 설립하려면 자본금 70억원에 상근자산운용 전문인력 5명 이상을 갖춰 국토교통부에 설립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프로젝트만을 위해 설립한 PFV AMC로 최소자본금 규정이 없는 자본시장법을 따랐다. 타 부동산 AMC와 달리 5000만원 자본금으로 설립가능했을 뿐더러, 역할도 자산관리운용에 그쳤다. 그러나 이 역할로 보통주 14.3%를 지닌 화천대유가 챙겨간 배당수익은 533억원에 달한다. 화천대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화동인 등도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FMC를 통해 보통주 지분을 보유하면서 3463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반면 우선주 43% 지분을 가진 금융지주들은 자본시장에서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배당을 더 많이 받는 일반적인 투자형식과 달리, 회사 이익배분에서 32억2500만원만 챙겼을 뿐이다.

경기연구원이 보고서에서 사업 구조상 ‘변호사’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른바 대장동팀으로 꼽히는 이 사업 핵심인물로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들어간 이유를 추정할 수 있다.

이상경 교수는 대장동 사례 검토 보고서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계약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변호사를 팀장급으로 채용해 각종 협약을 철저히 관리했다”면서 “또 법적 장치가 없는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되는 행위가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법조문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데 (변호사 영입을 통해) 내부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원들의 과도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남욱 변호사는 돌연 미국행을 택해 행적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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