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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기 든 30년 전통 ‘美 1달러숍’
달러트리 ‘1.25~1.5달러로’
물가상승 압력 결국 못버텨
미국의 달러트리 매장 전경. [AP]

30년 넘게 ‘상품 가격 1달러’의 전통을 지켜온 미국의 ‘1달러숍’ 달러트리가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1.25~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86년 창업해 현재 미 전역에 79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달러트리가 앞으로 1.25~1.5달러 가격표를 붙인 상품을 더 늘리기로 했다.

미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판매가를 높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회사명에 ‘달러’라는 이름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1달러 가격 정책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기며 고수했다. 그러나 결국 올해 공급망 병목 현상,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버티지 못하고 백기를 든 것이다.

이 회사는 2019년부터 매장 수백여 곳에 ‘달러트리 플러스’라는 코너를 따로 만들어 일부 품목을 3~5달러에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외 대부분의 상품 가격은 1달러를 유지했다. 앞으로는 달러트리에서 상품 1개의 기본 가격이 1달러라는 공식이 깨진다.

마이클 위틴스키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가격을) 조정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임금, 운송, 원가 면에서 비용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일단 “달러트리 플러스” 코너를 설치한 모든 매장과 ‘달러트리 플러스’가 없는 매장 100여곳에서 먼저 1달러 초과 상품들을 판매할 예정이다.

달러트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 압력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태평양을 건너는 원양 화물선에 실려 오는 제품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운송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달러트리는 사상 처음으로 전세 선박을 동원해 자사 제품을 위한 전용 공간을 예약하고, 제품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콘퍼런스에서 공급망 병목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이어지겠지만, 향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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