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OB·CJ’…吳시장 문화유관기관장 인선 코드
디자인재단·시향·세종문화회관등
대표·이사장 이번주 임명 마무리
안호상 등 10여년전 인사 재임용
손은경 CJ 부사장, 시향 대표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발맞춰 문화행정을 이끌어갈 서울시 산하 문화 유관기관장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장기간 대행 체제이던 해당 기관들이 조만간 운영 정상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일각에선 10여년 전 오세훈 시장 1기 때 인물들로 채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내정자,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내정자, 권영걸 디자인재단 이사장 내정자, 손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 내정자, 강규형 서울시향 이사장 내정자들이 이번주 중 임명될 예정이다.

오 시장의 보궐 임기 첫 문화 관련 기관장 인사에선 ‘올드보이(OB)’들의 귀환과 ‘친(親)CJ’ 성향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안호상, 이경돈, 권영걸 내정자들은 10년 전 오 시장과 함께 일했던 적이 있는 ‘OB’들이다. 이경돈 디자인재단 대표 내정자는 오세훈 시장 1기 때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 부본부장을 지냈으며, 권영걸 디자인재단 이사장 내정자는 같은 시기 서울시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부시장급)을 맡았으며, 2009년부터 3년간 초대 디자인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이던 ‘디자인서울’의 큰 그림을 권 이사장이 맡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이 부본부장은 대부분의 실무를 처리했다. ‘권·이 콤비’는 앞으로 ‘디자인서울 2.0’사업의 실행을 맡는다.

안호상 내정자는 예술의전당 예술사업국장을 하다 오 시장 1기 때인 2007년 서울문화재단 2기 대표로 발탁돼 연임하는 등 오 시장으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인사다. 이후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재직시절 블랙리스트에 연루돼 사퇴하고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시향 대표로 낙점된 손은경 CJ제일제당 부사장은 2018년 ‘CJ그룹 첫 여성 부사장’이란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1995년부터 외국계 소비재회사에서 근무하며 ‘프링글스’ ‘지퍼락’ 등을 도입한 마케팅전문가이며,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세계화를 추진한 주역이다.

오 시장은 1기 때에도 CJCGV, CJ엔터테인먼트, CJ푸드빌 대표를 거친 제일제당 출신 박동호 대표를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발탁한 적이 있다.

오 시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과는 고려대 법대 동문이다. 오 시장이 79학번, 이 회장이 80학번이다. 박동호 전 대표의 경우 당시 이재현 회장이 추천했다는 풍문이 돌았다. 이번 서울시향 임원추천위원회에선 서울시향 이사인 문종훈 SK네트웍스 고문도 최종 후보군에 올랐으나 오 시장은 손은경 대표를 낙점함으로써 ‘CJ’ 편애를 드러냈다.

이 밖에 서울문화재단은 대표 공모가 진행 중이다. 직권 남용 혐의로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김종휘 전 대표는 이달 중순께 해임 처리됐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문화재단을 제외하고 3곳 기관장은 이번주 중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며 10년 전 인사들의 복귀에 대해선 “시장님과 시정철학을 공유해서 아니겠냐”고 했다.

안호상 대표 내정과 관련한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입장문을 내 “회전문 인사, 알박기 인사로 일관하고 있는 오시장의 인사는 망사(亡事)에 다름 아닐 것”이라고 공개 비판한 데 이어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문화연대 무용인희망연대 오롯, 블랙리스트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등 10개 문화예술시민단체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야외 계단에서 세종문화회관 사장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들은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하며 다시 권력의 자리로 돌아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며 “안호상은 세종문화회관 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하고, 오세훈 시장은 블랙리스트 관련자의 세종문화회관 사장 임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