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수백대에 오물을 뿌린 50대 여성.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50대 여성이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수백 대에 오물을 뿌린 사건과 관련해 여성의 아들이 두 달여 만에 공개 사과했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아파트에 게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과문을 촬영한 사진이 올라왔다.

오물을 뿌린 여성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사과문에서 “아파트 단지 내 차량 오물 투척 사건으로 사과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경황이 없어 이제야 연락을 드리게 됐으며,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자초지종을 설명해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머니로 인해 약 240명 이상의 차주분들께 피해를 끼쳤다. 오물의 성분이 어찌됐든 피해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하시리라 생각된다”면서도 “악의가 있거나 계획적인 행동은 아니었고, 어머니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우발적인 상황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오물을 뿌린 여성은 남편과의 이별 후 정신질환을 겪었고, 최근 약을 잘 복용하지 않아 병세가 심해졌다. A씨는 “그동안 (어머니의 정신질환으로) 크고 작은 일이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은 처음이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보호자의 책임이 크다”면서 “애초에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어야 하는데 어머니와 가깝지 않은 거리의 타지 생활과 현재 군 복무로 인해 보호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지난 7월 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수백대에 오물을 뿌린 50대 여성. [연합]

어머니가 또다른 사건들로 현재 정신병원에 보호 입원중이라고 밝힌 A씨는 “피해입은 분들의 수가 너무 많고 금전적인 보상을 하기에는 제 선에서 감당이 되지 않아 이렇게 부탁드린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스트레스와 금전적, 시간적 피해를 생각하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꾸준한 치료와 보호를 통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앞서 지난 7월 22일 오후 8시30분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오물을 뿌린 50대 여성이 붙잡혔다.

‘누군가 흰색 가루가 묻은 액체를 차량에 뿌렸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배회하던 A씨를 발견하고 재물손괴 혐의로 붙잡았지만,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입원 조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여성은 아파트 2개 단지를 돌며 소변과 치약이 섞인 오물을 분사기에 담아 주차된 차에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아파트 주차장에서 ‘오물테러’를 한 50대 여성의 자녀가 붙인 사과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