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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회담 들고 나온 김여정…文대통령 ‘종전선언 승부수’ 효과?
北, 베이징 올림픽 계기 종전선언 구상 가능성
北, 종전선언·연락사무소·정상회담 등 전격 거론
김여정 ‘어디까지나 개인적 견해’ 미묘한 여운
한반도정세 다시 꿈틀…여전히 낙관은 어려워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을 제안하자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서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을 제안하자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 아직 조심스런 단계지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급진전에 대한 기대감도 조성된다.

종전선언에 대해 좋은 발상이지만 시기상조라던 북한은 남북정상회담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5일 오후 늦게 발표한 담화에서 대북 이중기준 및 적대정책 중단을 요구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부부장은 특히 공정성과 상호존중을 강조하면서 남북 간 원활한 소통과 종전선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건설적 논의와 빠른 시일 내 해결을 언급했다.

김 부부장이 바로 전날 담화에서 “현존하는 불공평과 대립관계, 적대관계를 그대로 둔 채 애써 웃음 지으며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것이 누구에게는 간절할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가 없다”고 했던 데서 달라진 태도다. 남북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복원의 문턱을 나름 낮추고, 북미대화에 앞서 남북대화에 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점은 한국으로선 긍정적 평가가 가능하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후 북한이 김 부부장과 리태성 외무성 부상 등 잇단 담화를 통해 관심을 보인 것도 이례적이다. 현재로선 임기 말로 접어든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국까지 날아가 종전선언 제안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피력한 승부수가 유효했다고 할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 부부장 발언에 비춰볼 때 북한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통신선 복원과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부터 시작해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에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과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앞으로 남북 및 남북미중 대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에 따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없도록 징계를 내렸지만 주최국 중국의 김 위원장 초청 등 남북정상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청와대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를 낙관하기만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북한은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절대로 넘어갈 수 없다”고 한 이중기준과 관련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를 ‘도발’로 매도하고 한미의 군비증강은 ‘억지력 확보’로 미화한다는 식으로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남측의 운신의 여지가 없다.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등을 거론하면서 이전까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 달리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고 선을 그은 것도 미묘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향후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자신들의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김 위원장의 의중을 내세워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는 틈을 남겨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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