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갓 태어난 아기 대변에도 미세플라스틱 검출… 어떻게 가능하지?”
‘영유아의 대변에 성인보다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섞여 나온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갓 태어난 아기가 처음 보는 변인 ‘태변’에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엄마 몸속 미세플라스틱이 탯줄을 통해 전달된 것이다. ‘잘 먹이고 잘 입혀도’ 피할 수 없는 미세플라스틱이 아이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24일 미국 뉴욕대 의대 소아과 및 환경의학과와 중국 난카이대 환경과학부 공동 연구팀은 영유아의 대변에 성인보다 1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공동 연구진은 사람들의 미세플라스틱 노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뉴욕에 거주하는, 갓 태어난 영아 3명, 1세 유아 6명, 30~55세 남녀 10명을 무작위로 선정한 뒤 이들의 대변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 질량을 분석했다. 실생활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플라스틱인 PET와 폴리카보네이트(PC) 위주로 검사를 진행했다. 영아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변인 ‘태변’을 채집했다.
조사결과, 대변 내 PC 미세플라스틱 양은 성인이나 영유아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PET 농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성인보다 유아에게서 10배 이상 많은 PET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검출된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영아의 태변에서도 발견됐다. 연구진은 “탯줄을 통해 엄마 몸속 미세플라스틱이 아이에게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영유아의 대변에 고농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은 무엇보다도 젖병, 컵, 장난감 등에 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부 섬유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적지 않은데 영유아가 천을 씹고 빨거나 카펫의 표면을 기어 다니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 이하의 합성 고분자 화합물을 일컫는다. 생성 과정에 따라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된 플라스틱 알갱이다. 2~5㎜ 크기의 플라스틱 원료 물질인 레진펠릿과 세안제와 치약에 들어 있는 스크럽제(마이크로비즈), 공업용 연마제 등이 포함된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제품이 사용되는 과정이나 버려진 이후에 인위적인 행위나 자연풍화에 의해 조각나고 미세화된 플라스틱 파편이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떠한 해를 끼치는지는 아직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체내 활성산소와 독성을 증가시키고 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