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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녹초가 다 됐다"…24일 하루 휴가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되니 정말 힘드니까 다들 지치셨을 테고, 저도 녹초가 다 됐는데…."

23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방미 일정을 끝낸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녹초가 됐다'고 표현했다. 유엔총회 SDG 모멘트 개회 세션 참석, 유엔총회 기조연설, 영국·베트남·슬로베니아 정상과 잇단 정상회담, 하와이 한국전 참전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인도·태평양사령관 접견까지 ‘3박5일’의 빽빽한 일정이었다.

임기 내 마지막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끝내고 돌아온 문 대통령이 올해 첫 '연차'를 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24일 하루 연가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연차는 올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애초 8월 초 휴가를 가려고 했으나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7월 22일 이 같은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며 "심각한 코로나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22일 오전에 있었던 청와대 회의에서 참모들이 "8월 초쯤에 가용한 시간이 있는데 휴가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대통령에게 물었고, 대통령은 지체없이 "휴가는 연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고 답했다. 당시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코로나 상황 때문에 참모들도 대통령 휴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참모들이 얘기를 꺼내니, 대통령이 이에 대해 특별한 말씀을 하시지 않고 연기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바로 하셨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3일 0시 기준으로 1630명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2020년도에 휴가를 쓰지 않았다. 2019년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범 등의 현안이 연이어 터지면서 문 대통령은 휴가를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휴가차 경남 양산 사저에 내려갔지만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피해가 커지자 휴가를 취소했다.

2019년 휴가지에서 독서 중인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만큼 '쉴 권리'인 휴가에 대한 생각은 뚜렷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6월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21일간의 연차휴가를 다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선 과정에서는 “노동자의 충전과 안전을 위해 15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공약은 연차휴가 사용 촉진제도로 현실화됐다.

문 대통령의 휴가관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취임 첫해의 일이다. 휴가를 하루 앞둔 2017년 7월 28일 북한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1시간 정도 주재하고, 국방부에서는 대응 전략을 연이어 발표했다.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휴가는 강행됐다. 예정보다 하루 늦어졌지만 30일부터 8월 5일까지 6박7일간 평창과 진해로 휴가를 떠난 것이다. 야당에서 '휴가를 가야만 하나'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여당과 정의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휴가를 환영했다. 2018년에는 닷새 동안 충남 계룡대에서 휴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간 휴가를 가지 않으면서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휴가를 쓰라고 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휴가를 갈 때 따로 말씀은 없으셨지만 평소에도 직원들을 향해 '방역에 대한 권고 사안을 지키면서 반드시 법정 휴가일 수를 지켜라'라고 하셨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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