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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대 ‘총여 폐지’ 투표 시작…남학생 “왜 우리만 제외” 반발[촉!]
23일 오전부터 25일 오후까지 온라인 투표
님학생 “등록금, 총여 예산 들어가는데 왜 우린 투표 못하나”
경희대 총학 회장 “단체 자치권 보장하는 게 우선”
“총여 재원 문제, 투표권 부여로 이어져서는 안돼”
경희대 서울캠퍼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경희대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총여) 해산 투표가 23일 오전에 시작됐다. 지난 1987년에 출범한 총여가 34년만에 사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남학생 사이에선 투표권을 여학생에게만 부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투표는 25일 오후 종료된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 총학생회(총학)는 7일 정기 확대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여학생 투표를 통해 총여 해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희대 총학은 23일 오전 9시 30분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전자투표 방식으로 총여 해산 투표를 시행한다. 투표권자는 경희대 서울캠퍼스 총여 정회원을 비롯한 현재 재학 중인 여학생이지만, 투표 참여자가 여학생의 과반 이하로 저조할 경우 남녀 총투표로 전환한다.

투표권자가 여학생에 한정된 것을 두고 경희대 재학생 중 일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로 남학생 사이에서 이런 목소리가 크다.

A씨는 “남녀 학생 총투표로 이행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총여 운영비는 등록금에서도 충당하는 데 왜 이리 여성만 투표권을 주는 것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B씨도 “총학 회비를 남녀 구분 없이 내는 데 투표도 당연히 다 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적, 학과 등을 불문하고 모든 학생이 투표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앞서 총학 등 학내 자치기구가 모인 경희대 중앙운영위원회는 7월 16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열고 총여 해산과 해산 이후의 대안 기구 형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총여의 해산을 결정할 주체가 구성원인 여학생으로 한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간담회 참석자 다수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남우석 경희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을 우선했다기보단, 회원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단체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총여 회원이 여성이기에 투표권자를 여성으로 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학생이 투표권자에서 제외된 것에 따른 반발에 대해서 남 회장은 “물론 총여라는 기구가 성별로 갈리긴 하지만, 총여의 재원이 어디서 오느냐가 곧바로 투표권의 문제로 이어질 순 없다”고 반박했다.

경희대 총여는 총학과는 별개 조직으로 1987년에 출범, 1990년대까지 여성주의 논의를 주도하며 여학생들의 취업 대책 등을 위해 힘썼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사실상 총여 대표자가 부재해 뚜렷한 활동이 없었다. 이번 투표 결과로 경희대 총여가 폐지되면 수도권에선 감리교신학대, 총신대, 한신대, 한양대(가나다순)만 총여가 남게 된다.

이처럼 대학가에서 총여가 점차 사라지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는 보는 시선이 많은 것을 이유로 뽑았다.

여성학자인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총여가 필요했던 배경에는 과거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집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은 성평등을 넘어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받고 있다는 분위기가 강해 이런 별도의 조직이 있어야 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페미니즘의 왜곡된 이해로 여학생을 대변하는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과도한 비난 몰이가 일어나는 것도 총여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입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총여의 대안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허 조사관은 “총여의 역할은 집단에서 고립돼 있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해당 단체가 사라진다면 구제받지 못하는 개인들이 많아질 수 있기에 대안 기구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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