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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에 만나는 천재 작가 이상…단 한 명을 위한 이동형 공연
국립극단 ‘코오피와 최면약’ [국립극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021년의 서울에서 1930년대 경성을 만난다. 그 곳에서천재 작가 이상과의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관객은 오직 한 명. 단 한 사람을 위한특별한 무대다.

국립극단은 오는 24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로7017 및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이동형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코오피와 최면약’은 국립극단이 주변 문화시설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시작됐다. 장소 특정 퍼포먼스를 주로 선보여온 서현석 작가는 작가 이상의 소설 ‘날개’를 바탕으로 1930년대를 재구성, 현재를 중첩해 보여준다.

공연은 서울로7017 안내소에서 시작된다. 서울로7017의 시작점인 회현동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속 주요 공간인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로7017을 따라 국립극단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게 되는 서울역(당시 경성역)은 소설의 주인공 ‘나’가 커피를 마셨던 ‘티룸’이 있던 곳이다.

공연이 관객과 만나는 방식이 독특하다. 공연은 관객이 30분 단위로 1명씩 서울로7017 안내소를 출발하며 공연을 관람한다. 관객은 시작점에서 안내를 받은 후 개인 휴대전화와 이어폰을 이용해 준비된 오디오를 들으며 국립극단 방향으로 걷는다. 도착지인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선 가상현실(VR)로 펼쳐지는 연극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역7017을 걸으며 듣는 오디오에는 서현석 작가가 쓴 텍스트를 비롯해 이상의 ‘삼차각설계도’(1931), ‘1933, 6, 1’(1933), ‘오감도’(1934), ‘날개’(1936), ‘권태’(1937)가 일부 인용돼 있다. 1930년대 주요 사건과 소설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에 언급된 음악도 담겨 있다.

서현석 작가는 “예상치 못한 감염병으로 인한 무력감, 심화해가는 폭력성과 사회의 균열, 긴장된 국제관계가 공존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답답한 식민 사회에 살면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서양의 예술과 과학을 받아들이며 사유를 확장했던 이상처럼 갑갑한 일상의 틀을 뛰어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전 예약은 필수이며, 서울로7017 안내소 출발 기준으로 평일 오후 1시 30분∼9시(화 공연 없음), 토·일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에 진행된다. 걸으면서 관람하는 공연인 만큼 공연 2시간 전 기상청에서 시간당 5㎜ 이상의 비를 예보하면 해당 회차는 취소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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