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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前 ‘로봇’·現 ‘바추카포맨’ 숄츠…16년만 獨 정권교체 가시권
지지율 안정적 상승 곡선 사민당…총선 승리 눈 앞
안정적 이미지 숄츠…코로나19 대처서 추진력 보여주며 인기 ↑
‘보수화’ 사민당 내 불만 극복이 남은 과제…좌클릭 가능성 높아
올라프 숄츠 독일 사회민주당(SDU) 총리 후보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16년간 독일을 이끌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을 결정할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9월 26일)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독일 현지 언론은 일제히 16년 만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속한 보수 여당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을 중도 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SDU)이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비록 매력적이거나 재미는 없을지라도 항상 이성적이고 진지한 태도로 안정감을 주는 올라프 숄츠 사민당 후보가 서있다.

지지율 안정적 상승 곡선 사민당…총선 승리 눈 앞

독일 여론조사연구소 칸타(Kantar)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6%가 사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20%에 그쳤다.

올 봄 정당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녹색당은 1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사민당은 지난달 30일 독일 여론조사기관 인사(Insa) 조사에서 기민·기사당 연합에 대한 지지율 역전에 성공한 뒤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지지율 추세를 봤을 때 사민당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기민·기사당 연합은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총선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가운데 급작스런 변수가 없다면 사민당이 총선에서 승리,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이미지 숄츠…코로나19 대처서 추진력 보여주며 인기 ↑

사민당이 막판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숄츠 후보의 저력 덕분이란 평가가 많다.

올라프 숄츠 독일 사회민주당(SDU) 총리 후보의 모습. [AFP]

인사 여론조사에서 숄츠 후보는 31%의 지지율을 받아 13%에 그친 기민·기사당 연합 라르민 라셰트 후보를 2배 이상의 격차로 압도했다. 라셰트 후보는 14%를 얻은 안나레나 베어복 녹색당 후보에게조차도 밀렸다.

숄츠 후보의 힘은 올해 초까지 4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했던 기민·기사당 연합 몰락의 원흉으로 꼽히는 라셰트 후보와 비교되며 더 부각되고 있다.

독일 최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총리인 라셰트는 지난 7월 대홍수 피해 현장에서 웃고 떠드는 경박한 모습이 전국에 방송되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가뜩이나 리더십과 카리스마 부족으로 당의 간판을 잘못 골랐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태에서 발생한 이 악재로 당의 지지율은 속절없이 곤두박질 쳤다.

그에 비해 메르켈 ‘대연정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지낸 숄츠는 그동안 무던한 언변과 딱딱한 무표정 때문에 ‘로봇(Schloz-o-mat)’이란 별명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실용적이고 침착한 대처로 독일 시민의 마음을 얻어냈다.

올라프 숄츠(오른쪽) 독일 사회민주당(SDU) 총리 후보의 선거 홍보 벽보와 아르민 라셰트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총리 후보의 선거 홍보 벽보의 모습. [AP]

특히,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 차원의 7500억유로(약 1010조원) 규모 경제회복기금 조성을 두고 프랑스와 극적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우리가 이 일을 끝내기 위해선 바주카포 등 무기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두고 무력시위까지 해야 한다” 말하는 등 추진력을 드러낸 것도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덕분에 숄츠는 기존의 ‘로봇’ 대신 ‘바주카포 맨’이란 새로운 별명도 얻었다.

‘보수화’ 사민당 내 불만 극복이 남은 과제…좌클릭 가능성 높아

다만, 숄츠 후보에겐 과제도 있다. 메르켈 총리의 기민·기사당 연합과 대연정을 거치며 사민당이 지나치게 보수화됐는 당 내부의 지적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좌파’ 성향의 정당들과 연정 구성에 나설 경우에도 정책 노선을 두고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숄츠 후보가 차기 독일 총리가 될 경우 재무장관 시절에 비해 보다 진보적 색채의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시간당 최저 임금은 9.6유로에서 12유로로 큰 폭 인상하고, 과도한 주택 임대로 상승을 막기 위해 더 많은 공공 주택을 짓는 등의 정책을 빠른 속도로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또 외신들은 사민당이 집권할 경우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에 대해 보다 전향적으로 접근하고, 저소득층 복지 등에 정부 지출을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독일 사회민주당(SDU)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모습. [AFP]

16년 만에 정권을 ‘좌파’에 넘겨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도 숄츠 후보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31일 메르켈 총리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나는 좌파당과는 절대 손 잡지 않지만 숄츠는 좌파당과 연정을 꾸릴지도 모른다”며 “나와 숄츠 사이엔 독일의 미래를 두고 큰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제 부총리로 3년 넘게 함께 일한 숄츠를 공개적으로 겨냥해 강력 비판하며 견제에 나선 것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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