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팔기만 하던 볼트·너트 직접 생산…한양화스너공업, 국산화 넘어 수출 도전장
한양화스너공업 박준형 대표
유통업체서 제조업 신사업 과감한 도전
제품 국산화 이어 해외 진출 추진까지

[헤럴드경제 유재훈 기자]중소기업이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간 쌓아온 기존 업종의 기술력과 노하우, 거래처 관리 등 경영 전반의 틀을 새로 꾸려야 하는 ‘도박’과도 같다. 넉넉치않은 자금과 인적자원 확보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건축, 기계, 산업용 볼트와 너트를 생산하는 한양화스너공업은 이를 현실로 만들어낸 강소기업. 여기에 부품 국산화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업종 전환에 성공한 중소기업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990년 박준형 대표가 설립한 한양화스너공업은 서울 구로구의 작은 공구 유통업체로 출발했다. 이후 승승장구하던 회사는 2016년 위기에 놓이게 된다. 미-중간 경제보복 전쟁으로 글로벌 원자재값 상승 압박이 거세진데다, 중국 등 수입 제품의 품질문제가 불거지며 하나둘 고객들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박준형 한양화스너공업 대표가 볼트·너트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한양화스너공업 제공]

박준형 대표는 여기서 과감한 모험을 선택했다. 유통만 하던 볼트·너트 부품을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

박 대표는 “당시 국내 대부분 산업현장에서는 수입산 볼트·너트를 쓰고 있었는데, 품질이 떨어지는 건 기본이고, 규격에도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 현장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며 “차라리 내가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 그간 쌓은 유통 노하우를 접목하면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듬해인 2017년 제조업 도전에 나섰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당장 자금조달이 문제였다. 일천한 제조업 경험에 선뜻 자금을 내주는 금융기관은 없었다. 다행히 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융자를 내줬다. 이 자금으로 설비, 기자재를 설치하고 고급 생산인력도 충원했다.

볼트·너트 신사업에 나선 첫해 회사 총 매출 88억원 가운데 4.7%를 제조매출로 채우며 가능성을 봤다. 신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며 지난해에는 매출액 198억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올라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17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방했다. 올해는 210억 매출을 올려 창사 이후 첫 ‘매출 200억원 시대’를 열겠다는 게 박 대표의 계획이다.

한양화스너공업이 생산하는 볼트·너트 제품은 총 1만여 가지. 대형 교량이나 건축물, 차량으로부터의 충격을 버텨야 하는 가드레일용 부품부터, 소형 가전에 들어가는 볼트·너트도 있다. 모든 제품은 KS표준규격과 ISO규정에 맞춰 규격화돼 제작, 품질 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에도 나섰다. 동종 부실업체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생산성과 기술력 모두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베팅이었다.

박 대표는 “직접 개발해 국산화한 볼트·너트의 품질이 시장에서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고객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해외 전시회나 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