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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해 오르고 홍콩 내리고…엇갈리는 중국 증시
7월 말 이후 반등세 뚜렷한 상해지수…외인 유입·유동성 기대감
하락세 면치 못하는 항셍지수…발목 잡고 있는 中 빅테크 규제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중국 증시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본토 증시는 고공행진하는 반면 홍콩 증시는 빅테크 규제 리스크에 계속 휘청이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7월 연저점에 근접한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이후 전날까지 9% 급등한 가운데 이달 들어서만 2.6% 상승했다. 지난 10일엔 37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5년 8월 유동성 버블 붕괴 이후 7년 만이다.

상해증시의 랠리의 배경에는 외국인의 유입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본토 주식을 340억 위안(6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최근 3개월간의 부진을 넘어 올 들어 가장 강한 매수강도라는 평가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화되는 이유는 단기 패닉 매도 물량 소화, 중장기 펀드의 저점매수 확대, 일부 위험선호 트레이딩 재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간의 갈등 양상이 한층 완화된 점도 지수를 끌어올렸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갖고 여러 사안에 협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당국은 최근 현재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며 추가 공급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여전하고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영 부동산그룹 헝다가 관건이다. 헝다는 부채가 1조9700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헝다의 채무 불이행(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증시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상해지수는 이에 대한 우려로 1.4% 내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의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일정 부분 중국 금융 시장에 시스템적 리스크를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홍콩증시는 지난 7월 말 2만5000선을 턱걸이한 이후 여전히 2만55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이후의 상승폭은 0.1%에 그친다. 지수가 2만9000선 넘었던 6월과 비교하면 매우 대비되는 흐름이다.

이는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가 장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당국은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최근엔 기업간의 생태계 개방을 압박하고 나섰다. 빅테크들은 오는 17일부터 자사 사이트에서 경쟁사 사이트에 접근을 차단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 중국 당국의 지시에 따라 노동권 보호도 강화해야 한다. 시장에서 일부 반발매수도 감지됐지만 물량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빅테크주는 내림세를 거듭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7월 말 이후 13.6% 내려앉았고, 샤오미 역시 같은 기간 7.3% 떨어졌다.

전 연구원은 “9~10월은 경기와 정책의 변곡점을 확인하는 시간”이라며 “부진한 홍콩 증시는 정책 리스크 완화가 바닥 통과의 핵심이 될 것이고 10월 이후 규제 민감도는 고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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