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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이런 걸 왜 이제야 방송콘텐츠로 만들었을까?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최고의 글로벌 K-댄스 크루가 되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춤싸움을 펼치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대박을 치고 있다. 각종 화제성 순위를 장악하며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제대로 짚은 기획이다.

‘스.우.파.’에 출연하는 댄서들은 K팝 한류의 화력을 강화시키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걸 왜 진작에 방송 콘텐츠로 활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관련 게시물과 각종 패러디 영상이 주목받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댄서들의 과거 공연 영상까지 ‘역주행’하며 인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놀면 뭐하니'에서는 '스트릿 노비 파이터'를 패러디로 기획해 '스.우.파'의 콘텐츠 파워를 실감케하고 있다.

처음에 ‘스.우.파.’를 여성들 간의 복싱이나 이중격투기로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춤싸움이다. 하지만 조금도 시시하지 않다. 댄스 하나로 희노애락의 감정이 모두 표현된다고 보면 된다.

초반 가비(라치카)의 돌발적인 춤은 마치 카디비와 메간 디 스탤리온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도 나고 도자 캣의 섹슈얼한 공연이 연상되기도 하며, 심지어 브라질 리우 삼바 카니발의 느낌도 날 정도로 대담했다. 가비에게 걸크러시라는 수식어는 약하다.

한 크루의 사제지간이던 홀리뱅의 허니제이와 리헤이 간의 대결은 프리스타일인데도 같은 동작과 루틴이 나와 멋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계급장 떼고 싸우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재대결 끝에 '제자' 리헤이가 2대1로 승리했지만, 둘 다 승자나 다름없다.

승부 형태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승부 결과만 보는 게 아니다. 댄스 배틀을 하면서 자신의 칼러와 감성이 드러나는데, 이들중 누구를 좋아할지는 수준 차이도 있지만 취향의 차이도 많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즐기는 취향구독경제에 딱 맞다.

매드맥스 여자판 같은 춤판을 좋아하건, 크럼프, 왁킹, 걸스힙합, 2000년대초 보아가 했던 셰이킹을 좋아하건 자유다. 아니면 좀 더 아기자기하면서 파워풀한 댄스를 볼 수도 있다. 같은 춤을 춰도 댄서에 따라 바이브와 짬의 차이가 있어 느낌이 달라지면서 춤의 다양화에도 기여한다.

YGX의 리정과 코카N버터 비키 간의 대결도 볼만했다. 리더 계급의 춤을 직접 짠 노제, 크럼프를 노련하게 활용하는 노장 모니카, 세컨드 계급의 안무를 짠 립제이, 어시스트 계급의 헤일리, 원밀리언 스타 안무가 효진초이 등 보고싶은 댄서들이 너무나 많다.

워스트 지목 배틀에서 선생님급간의 대결인 모니카와 허니제이 간의 대결은 심사위원인 참가자들이 무효표를 13표나 던져 팽팽함을 표시했다(허니제이가 모니카보다 2표 많은 8표로 워스트로 지목됐지만 허니제이는 패자가 아니다)

K-POP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뻗은 지 이미 오래지만, 정작 K-POP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완성한 댄서들의 활약은 다소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오로지 댄서들을 위한 판이 깔리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경력의 프로 춤꾼들이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벌이는 ‘매운맛’ 춤 전쟁에 시청자들이 열광한 것. 이에, 그간 조연에 그쳤던 ‘K-댄서’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제작진과 그들이 섭외한 파이트 저지들의 숨은 노력도 주목받고 있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제작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비주류 문화로 인식됐던 ‘스트릿 댄스’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크루는 물론 파이트 저지 섭외 역시 공을 들였다. 출연중인 댄서들이 10대에서 3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모인 만큼, 파이트 저지 또한 다양한 세대의 시각을 보여주기 위해 고심해 구성한 것.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 디렉터로서 20여 년의 커리어를 쌓아온 황상훈, 한류 열풍의 주역이자 여성 솔로 아티스트들의 롤 모델로 자리잡은 보아, K-POP의 글로벌화 중심에 있는 NCT의 메인 댄서이자 센터로 활약하고 있는 트렌디한 감각의 태용이 각자의 새로운 시선으로 댄서들을 바라본다.

파이트 저지들은 K-POP을 이끄는 댄서들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자신들의 경험을 백분 녹여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황상훈 디렉터는 춤의 기본기와 테크닉, 상대의 기량에 눌리지 않고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에너지에 중점을 두고, 보아는 상대를 제압하는 무브와 무대 장악력에 초점을 둔다.

태용은 NCT 활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고 ‘영웅’의 포인트 안무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 차세대 퍼포먼스 루키답게 댄서들을 리스펙트하고 있다고. ‘스트릿 우먼 파이터’ 제작진은 “태용은 NCT 127 그룹의 리더로서 각 크루 리더들의 고충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곤 한다”고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파이트 저지 3인의 리액션 캠 역시 높은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팬들의 유입과 프로그램 대중화에 한몫하고 있다. 첫 방송이 공개되기도 전에 파이트 저지 리액션 캠만으로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90만회를 넘기고, 경연을 진심으로 보고 느끼는 저지들의 모습이 화제가 되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것.

“이 방송이 잘 돼서 댄스 크루들에게 팬덤을 만들어 주고 싶다”던 태용의 바람처럼, 파이트 저지들이 무대를 보고 느꼈던 짜릿함이 첫 회부터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며 댄서들에게 ‘입덕’한 팬들을 대거 양산해내고 있다.

이렇듯 ‘K-댄서’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의기투합한 제작진과 파이트 저지의 숨은 노력 덕분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무려 6명의 댄서들이 출연자 화제성 순위 top10에 대거 랭크 됐으며, 매회마다 레전드 무대들이 조명 받으며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한편, 오는 14일(화) 방송 예정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 4회에서는 ‘K-POP 4대 천왕 미션’에 돌입하는 댄서들의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NO.1 댄스 크루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또 한번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예고한 다음 방송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댄스 크루들의 자존심을 건 춤전쟁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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