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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트하우스’ 김소연 “천서진과 김소연 확실히 분리…진심 담아 연기했다”
연기 노력·열정·진정성 다 갖춘 배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가 지난 10일 종영했다. 악녀 천서진(김소연)은 죗값을 받았다. 일그러진 욕망은 필연적으로 파멸을 낳았다.

‘펜트하우스’는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듯이 자극의 강도를 높여 마라맛을 내며 복수극을 진행해왔다. 여기서 천서진은 주단태(엄기준)와 함께 ‘빌런급’ 악인 역할을 담당했다.

쉽지 않은 연기였다.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기본이고, 온몸으로 저항하며 악다구니를 쓰다 추락한 후 결국 피를 토하고 쓰러지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연기들을 잘 소화해낸 김소연(40)을 온라인을 통해 인터뷰했다. 질문마다 성의를 다해 빨리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Q. 종영 소감은

시즌1부터 1년반 동안 준비하고 촬영했다. 대사가 많은 역할이라 고생을 좀 하기는 했다. 촬영을 끝낸 지 1주일 됐는데, 벌써 그립다. .

Q.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는지

오히려 다른 작품 보다 괜찮았다. 노동법을 잘지켜 9시간 자고, 체력적으로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천서진과 김소연이 분리가 됐다. 너무 다른 인물이어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나는 체력은 좋다. 힘이 없을 뿐이지. 도비서로 나온 김도현 씨가 자기가 아는 여자사람중 내가 체력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Q. 그래도 특별히 힘든 연기는 없었나

악역이니까 각오는 단단히 했다. 그게 악역의 덕목이다. 그래야 ‘선’이 빛난다. 전국민이 천서진을 욕할지언정 나만은 봐주자고 했다. 종영한 후 실컷 욕하자. 그래도 천서진이 미운 적은 있었다. 오윤희(유진)를 절벽에서 차로 미는 장면을 연기할 때였다. 그 장면은 대본을 읽기도 힘들었다. 그렇게까지 해야했을까? 그날 유진에게 카톡을 보내 위로했다.

받아들이기 힘든 악행은 또 있다. 비뚤어진 모성을 연기할 때다. 은별(최예빈)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은별이가 너무 연기를 잘해줬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엄마가 미안해, 이런 엄마 만나서’ 같은 말이 저절로 나왔다.

Q. 천서진의 악행이 워낙 많았다. 대본을 읽고 단숨에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했다. 천서진은 이게 맞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모성을 연기할 때도, 은별을 위해 이 모든 걸 했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참고 자료는 내 안에 내재된 ‘왕좌의 게임’이었다. 몇년전 시즌 8까지 봤다.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보고 내 안의 연기 열정을 키웠다. ‘왕좌의 게임’ 시즌이 더해지면서 연기가 더욱 진화하는 것도 고무적이었다.

Q. 악역이지만 그렇게 큰 미움을 받지 않았다. 연기를 잘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천서진의 악역으로서의 특성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극악무도한 욕망덩어리지만, 왜 이렇게 됐는지 알고 찍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세심하게 연기를 하고싶었다. 그런 부분의 서사를 잘 써주셨다. 천서진의 안타까운 부분도 관심 있게 봐주신 것 같다. 시즌1에서 아빠에게 무릎을 꿇고 이야기할 때다. ‘나는 아빠의 인정을 받기 위해 하루 4시간 이상 자본 적 없고, 동생만 좋아하는 아빠가 원하는 서울대도 붙었다’고 말할 때는 스스로 감정이입돼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Q. ‘펜트하우스’가 너무 자극적이라는 비판에도 시청률, 화제성은 높았다.

천서진을 연기하면서 그녀의 파멸을 기다렸다. 나는 빛이 존재하기 위한 어둠이다. 왕따 가해자들의 벌이 어떤건지, 나름 그려줬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부분도 있었음에도, 그런 점은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선배로서 ‘헤라키즈’들의 연기를 어떻게 보셨나

자랑스런 후배들이다. 어디서 그런 친구들을 섭외했는가 싶다. 나는 은별에게 그랬다, 나는 너 연기의 반밖에 못했을 것이라고. 이 친구들이 시즌이 더하니 스킬과 감정선까지 갖추게 됐다. 앞으로 다른 곳에 가도 연기가 기대된다.

Q. 천서진의 스타일이 화려했지만, 실제로 명품이 아니라서 더 화제가 됐다. 세월을 빗겨간 미모를 유지하기 위한 비법이라도 있는가

저는 의상의 브랜드를 보지 않는다. 의상팀이 다양한 신에 맞는 옷을 기발하게 잘 골라줘서 연기에도 도움을 받았다. 저는 말만 좀 하면 얼굴 살이 잘 빠진다. 고기를 먹고 가도 리허설을 하면 다 빠져버린다. 현장에서 매니저의 음식을 뺐어먹기도 해봤다. 세월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자세로, 열린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는 편이다.

Q.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강한 천서진 이미지를 지워야한다는 부담은 없으신지.

한 스태프가 다른 곳에 가도 천서진 같을 거야라고 한 적이 있다. 이런 부담감으로 ‘펜트하우스’를 놓쳤다면 지금 이 순간은 없다. 나중에 매를 맞건 다음 순간도 잡을 것이다. 그건 또 하나의 도전이다.

Q. 다양한 캐릭터를 도전해왔다. 지금 제일 큰 관심사는 무엇이며, 어떤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은지.

천서진의 머리가 흰색으로 변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아 하루 아침에 백발이 됐다는 마리 앙투와네트를 생각했다. 마지막회에 그 흰머리를 잘라, 지금 머리가 짧다. 가발이 제대로 나와야 하는 게 지금 가장 큰 관심사다.

나는 유난히 코미디를 사랑하기에 시트콤 장르를 해보고 싶다, 제 나이에 큰 욕심인지는 모르지만, 로코도 온다면 신나게 할 것 같다. 악역이 와도 또 일궈보겠다. ‘펜트하우스’가 두려움을 떨친 도전이라 다음 작품도 그런 도전을 하고싶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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