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증거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공모' 가능성을 거론한 후 "조씨가 아닌 국정원장의 입으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씨가 (고발사주 의혹) 보도 날짜를 놓고 '우리 원장님과 제가 원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여기서 '우리 원장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정보원장님이 맞느냐"며 "국정원장은 국내 정치 관여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이 건에 혹시 산업 스파이, 북한 간첩이라도 개입돼 있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이 8월 11일 서울의 모 호텔에서 제보자와 만났다는데, 공교롭게도 8월 10일, 12일 (조씨의) 휴대전화에서 캡처된 메시지들이 언론이 공개됐다"며 "이는 야권의 대선 후보와 야권 인사 공격에 사용됐다"고 했다.

나아가 "국정원장이 제보자를 만난 시점 바로 앞, 바로 뒤에 이런 내용의 캡처가 이뤄진 정황은 박 원장이 모종의 코칭을 한 것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모든 게 박 원장 입장에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상황'일 수 있다"며 "그런데 이렇게 배가 우수수 떨어지는 상황이면 까마귀가 진짜 배를 쪼아 떨어트린 것 아닌지, 까마귀도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명이 불충분하면 야당은 대선이라는 중차대한 일정에 앞서 국정원장 사퇴나 경질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편 조씨는 이번 의혹이 보도되는 과정에서 박 원장과 협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놓고 "얼떨결에 나온 표현"이라고 했다.

조 씨는 이날 CBS·MBC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박 원장 개입·배후설을 부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조 씨는 '인터뷰에서 박 원장을 말한 부분은 얼떨결에 나온 표현이라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얼떨결이기도 하고"라고 했다. 이어 "저도 모르는 미래의 날짜를 갖다가 우리 박 원장이 어떤 수로 알 수 있고, (박원장이) 내용 자체도 인지를 못했는데…"라며 "박 원장과 (이번 의혹이) 관계가 없다는 부분은 이미 많이 밝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SBS에서 "(뉴스버스 보도일인) 9월 2일은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배려를 받아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언급해 논란이 촉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