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경찰이 11일(현지시간) 교도소 탈옥수 중 한명인 팔레스타인 자카리아 주베이디를 검거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AFP]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교도관들의 눈을 피해 수개월 동안 숟가락을 이용 땅굴을 판 후 탈출에 성공한 팔레스타인인 6명 중 4명이 이스라엘 경찰에 붙잡혔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 특수 대테러 부대가 자카리아 주베이디 등 팔레스타인 탈옥수 2명을 체포해 재수감했다.

주베이디는 2000년대 초반 2차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민중봉기)가 벌어질 때 팔레스타인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지도자였다.

앞서 이스라엘 경찰은 전날 밤 북부 도시 나사렛에서 팔레스타인 탈옥수 마흐무드 아다레와 야쿱 카다리를 체포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대원들로 살인 시도, 폭탄 설치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6일 탈옥했다. 이들이 체포된 나사렛은 아랍계 인구가 다수를 차지한다.

이스라엘 경찰은 한 민간인의 신고로 아다레와 카다리를 검거했다. 경찰은 아직 잡히지 않은 팔레스타인 탈옥수 2명의 행방을 계속 추적 중이다.

지난 6일 이스라엘 북부 베트셰안의 길보아 교도소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 6명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자 교정 당국은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이들 수감자들은 사람 한 명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땅굴을 숟가락으로 수개월 동안 판 뒤 교도소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 첩보기관들은 이들이 교도소에 휴대폰을 밀반입했고 이를 통해 외부인과 접촉하며 탈옥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철통보안을 자랑하던 길보아 교도소의 이번 탈옥 소식은 이스라엘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탈옥수들을 영웅으로 떠받들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시위도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이스라엘 경찰을 향해 총격과 사제 폭탄, 돌을 투척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한편 지난 5월 이스라엘과 ‘11일 전쟁’을 치르고 조건 없이 휴전했던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탈옥범을 검거한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 진행해온 휴전 논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반(反) 이스라엘 시위를 독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