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손석구, 학폭 의혹에 “굳이 반박 않겠다…고소” [전문]
배우 손석구. [넷플릭스 드라마 ‘D.P.’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우 손석구가 최근 제기된 학교 폭력(학폭) 의혹에 대해 “익명의 글에 굳이 반박하지 않겠다”며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을 경찰에 고소했다.

손석구는 9일 인스타그램에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제기된 자신의 학폭 관련 고발글을 ‘근거도, 피해자도 명시하지 않은 익명의 글’이라며 “굳이 ‘나는 그런 적 없다’와 같은 반박 설명까지는 하지 않겠다. 적어도 저 자신은 제가 자라온 환경을 알며, 저를 키워 주신 부모님께 떳떳하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여론이 곧 힘이 된 시대에서 익명이 던지는 몇 글자는 때론 번호판 없는 뺑소니 차와 같다”며 “무책임한 글들이 난무하여 온라인 공감이 점점 오염되고, 막상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호소마저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게 된다면 그 책임은 쉽게 말하고 쉽게 믿는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말씀드린 (학폭 고발) 트윗이 저 개인의 일인 동시에 우리가 한 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사회적 문제이며, 때문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라며 “9일 구체적인 자료들을 수집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소) 결과가 나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문제의식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트위터에는 한 누리꾼이 ‘손석구의 학교폭력을 고발합니다’라는 계정을 만들어 손석구가 중·고등학교 시절 학폭 가해자였다고 폭로했다. 누리꾼은 손석구와 대전에서 같은 학교에 다녔으며, 학폭 목격자로서 피해자를 방관했던 것을 마음에 두고 있는 중 TV에 등장한 손석구를 보고 분노했다고 폭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손석구는 힘이 약한 상대만 골라서 괴롭혔다. 마치 하루에 행사해야 하는 폭력 총량의 하한선이 있는 것 같았다”며 “피해자들의 목을 조르거나 뒤통수를 때리거나 실내화를 벗어들고 때리는 것을 봤다. 피해자가 저항하다가 손석구의 심기를 거스르기라도 하면 더 심하게 보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석구는 이런 과정을 즐기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매일같이 반복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사람을 그렇게 때리던 자가 어떻게 대중 매체에 얼굴이 나오는 직업을 택할 수 있었나 놀라면서도 과연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손석구 소속사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1일 제기된 학폭 의혹이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2017년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로 데뷔했으며 드라마 ‘최고의 이혼’,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등에 출연해왔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D.P.’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다음은 손석구 인스타그램 글 전문.

꼭 나누고 싶은 말이 있어 인스타 계정을 복원하였습니다. 먼저 아래의 글은 그 누구의 의견도 아닌 저 개인의 의지를 담아 직접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잠시 시간 내어 읽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8월 31일 트위터를 통해 저의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못 보신 분들을 위해 트위터 전문은 따로 캡쳐 하여 올려 두었습니다.) 근거도, 피해자도 명시하지 않은 익명의 글에 굳이 “나는 그런 적 없다.” 와 같은 반박 설명까지는 하지 않겠습니다. 적어도 저 자신은 제가 자라온 환경을 알며, 저를 키워 주신 부모님께 떳떳하다는 말씀 정도만 드리고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바로 다음날부터 올라오는 기사의 양에 사실여부를 떠나 위축되는 자신을 느꼈습니다. 비방과 조롱 섞인 글들, 어색해진 대인관계에서 오는 위축도 있었지만 어느새 ‘이런 오해를 받는 데는 내게도 잘못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스스로에게 가장 위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뭔가 한참 잘못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온라인 여론이 곧 힘이 된 시대에서 익명이 던지는 몇 글자는 때론 번호판 없는 뺑소니 차와 같습니다. 무책임한 글들이 난무하여 온라인 공감이 점점 오염되고, 막상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호소마저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게 된다면 그 책임은 쉽게 말하고 쉽게 믿는 우리 모두에게 있겠죠. 말씀드린 트윗이 저 개인의 일인 동시에 우리가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사회적 문제이며, 때문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오늘 (2021년 9월 9일), 구체적인 자료들을 수집하여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 시간이 다소 걸릴 수도 있지만 결과는 나오는 대로 저희 회사 혹은 개인 인스타를 통해 공유드릴 계획이니 문제의식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