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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서 10년간 2조원 손실 낸 美 포드, “차량 생산 중단”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인도에서 차량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더 이상 수익을 낼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5년 전 인도에 진출한 포드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2% 미만에 불과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포드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인도에서 10년 동안 20억달러(약 2조34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냈다”며 “신차 수요가 약했다”며 차량 생산 중단 계획을 밝혔다.

아누라그 메로트라 포드 인도법인장은 “노력했는데도 장기 수익성을 낼 지속 가능한 경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포드의 수장이 된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를 후순위 시장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판단에 따라 포드 인도법인은 올해 4분기까지 구자라트주 사난드 공장 가동을 줄이고, 내년까진 첸나이 공장에서 차량·엔진 제조를 중단할 예정이다.

데이터 정보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포드는 이들 2개 공장에서 연간 약 44만대를 만들 수 있지만 생산능력의 약 25%만 써왔다.

이번 결정은 포드가 인도의 마힌드라와 합작 투자 파트너십을 마무리하지 못한 뒤 내려졌다. 포드는 파트너십, 플랫폼 공유, 제조 공장 매각 가능성 등 몇가지 선택지를 고려했고, 아직 검토 중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포드가 올해 초 브라질에서 철수한 이후 인도에서도 손실을 줄이기로 결정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와 커넥티드 자동차 기술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포드 뿐만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르노·스텔란티스 등은 적자를 내는 사업에서 벗어나 생존에 필요한 전기차 투자 등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포드의 철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자국 내 제조업 부흥책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에도 차질을 빚게 한다는 관측이다. 앞서 GM과 할리데이비슨도 인도시장을 떠났다.

인도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점도 포드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20년까지 연간 500만대가 판매된다고 봤지만, 300만대에 머무는 상황이다.

아울러 인도 차 시장은 일본의 스즈키자동차가 만든 저가의 소형차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포드의 운신의 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스즈키의 브랜드 마루티스즈키가 차 판매 상위 10개 가운데 7개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3개는 현대자동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포드는 인도에선 수입을 통해 일부 차량을 계속 판매하고, 딜러가 기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시장 철수 결정으로 약 4000명의 직원이 영향을 받는다는 추산이다.

포드는 사난드에 있는 엔진 공장은 계속 가동할 거라고 했다. 픽업 트럭인 레인저에 들어가는 엔진을 세계에 수출하는 곳이다. 차량 부품을 인도 업체에서 받겠다고도 포드는 덧붙였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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