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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사일 대신 ‘뜨락또르’ 등장한 9·9절 열병식
당 창건 기념 이후 세 번째 ‘심야 열병식’
김정은 참석했지만 대남·대미메시지 없어
북한은 9일 정권수립기념일인 제73주년 9·9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 열병식에는 관심을 모았던 신형 전략무기 대신 오토바이와 함께 재래식 무기를 실은 트랙터 등이 등장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인 제73주년 9·9절을 맞아 남측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군 열병식을 진행했다.

애초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대미메시지는 없었고, 신형 전략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며 “9일 0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동지께서 열병광장 주석단에 나오셨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열병식은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전체 인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자위의 굳건한 성새를 이룬 일심일체의 참모습과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향해 신심 드높이 나아가는 공화국의 전진기상을 힘 있게 과시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예포 21발 발사와 함께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연설은 하지 않았다.

대신 리일환 당비서가 연설에 나섰다.

그는 “오늘의 장엄한 열병식은 공화국의 아들딸들이 사랑하는 어머니 조국에 드리는 가장 숭고한 경의”라며 “온갖 도전과 난관을 용감히 이겨내고 자기 힘으로 위대한 조국의 역사를 창조한 승리자들의 대행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고귀한 투쟁으로 지켜내고 떨쳐온 우리식 사회주의를 끝없이 빛내이며 우리국가제일주의 기치 아래 모두가 굳게 단결해 공화국의 무궁한 번영을 위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촉구했다.

열병식은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강순남 노농적위군 사령관에게 보고받고 열병부대를 사열한 뒤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김 위원장의 호소에 따라 수해 복구에 앞장섰던 평양시당원사단을 시작으로 각 도 노농적위군들이 차례로 행진에 나섰다.

이어 철도성과 고려항공총국, 김책제철연합기업소, 흥남비료연합기업소,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등 주요 기업소종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맡은 비상방역종대와 보건성종대 등이 뒤를 이었다.

과학자들이 속한 국가과학원종대와 문화에술인종대, 체육인종대, 그리고 김일성종합대학종대와 김책공업종합대학종대 등 각계각층의 노농적위군 조직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어 치안을 맡고있는 사회안전성 소속 사회안전군과 사회안전군 특별기동대(기마대), 군견수색종대 등이 뒤를 이었다.

북한은 9일 정권수립기념일인 제73주년 9·9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 열병식을 지켜보는 북한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헤럴드DB]

민간무력이 중심이 된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같은 전략무기는 동원되지 않았다.

대신 오토바이와 함께 122㎜ 다연장로켓, 불새 대전차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를 실은 트랙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신문은 “오토바이 종대에 이어 농촌기계화 초병들이 유사시 침략자와 그 졸개들의 머리 위에 섬멸의 불벼락을 들씌울 멸적의 포 무기들을 실은 뜨락또르(트랙터)들을 몰고 기세 드높이 나아갔다”고 묘사했다.

또 “한세기 전 자기를 지킬 힘이 없어 모진 국난을 당해야 했던 우리 조국이 오늘은 천하무적의 정규군과 함께 그 어떤 작전과 전투도 자립적으로 할 수 있는 위력한 민간무력을 가진 난공불락의 요새로 전변됐음을 가슴 뿌듯이 되새겨주며 기계화종대들이 도도히 광장을 굽이쳤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작년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는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비해 길이와 직경이 커진 다탄두미사일(MIRV)로 추정되는 신형 ICBM을 공개했다.

또 지난 1월 당대회 계기 열병식 때는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ㅅ(시옷)’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열병식 행진은 사회안전군 소방대종대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북한의 노농적위군은 17~60세 남성과 미혼여성 등 노동자·농민·사무원 등으로 편성된 예비군 조직으로 570만명에 달한다.

북한이 노농적위군을 중심으로 한 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8년만이다.

북한이 5년, 10년 단위로 이른바 ‘꺾이는 해’가 아닌 해 기념일에 열병식을 개최한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다.

작년부터 심야 열병식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드론과 조명, 불꽃놀이 등을 이용한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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