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하루 만에 10% ↓…중국 빅테크도 ‘휘청’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독과점 논란 등으로 한국, 미국, 중국 빅테크(대형인터넷기업)들이 일제히 규제의 타깃이 되고 있지만 주가의 흐름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빅테크는 반독점 규제나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한국과 중국의 빅테크는 정부 규제에 크게 휘둘리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가에 따르면 빅테크주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3주 새 몸집이 약 800조원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18일 이후 16.1%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고, 이어 테슬라가 11.9%, 아마존이 10.1% 급등했다. 페이스북, 구글(알파벳), 애플도 모두 6%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3% 올랐다. 이로써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10조6193억달러(1경2414조원)를 기록했다. 최근 3주 새 약 6500억달러(760조원)가 불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도 5.2% 상승하며 연일 최고가 기록을 이어가기도 했다.
미국의 빅테크들은 각종 악재나 우려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6월 미국 의회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 법안을 발의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반독점 규제당국 요직에 빅테크에 비판적인 인물들을 잇따라 앉히는 등 빅테크에 대한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러나 빅테크주는 이에 굴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이퍼링 우려도 이들을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테이퍼링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언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잠깐 출렁였지만 이내 회복했다.
오히려 최근 예상치 못한 고용 쇼크는 이들의 주가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비농업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낮게 나오자 이르면 11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테이퍼링 등 긴축 조치가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자금이 성장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과 중국의 빅테크는 정부의 규제에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 8일 8% 가까이 급락했고 카카오 역시 같은 날 10% 넘게 추락했다. 이들 종목은 9일에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들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나온 여파로 분석된다. 앞서 여당에선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불공정거래 규제 방안을 공론화하기 시작했고, 금융당국도 지난 7일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금융플랫폼에 대한 규제에 본격 나섰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업체들의 영역 확대로 인해 기존 산업과 상충되는 부분들이 발생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규제가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빅테크 역시 자유롭지 않다. 지난 7월 이후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빅테크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말까지 26% 넘게 폭락했고, 텐센트 역시 22% 이상 급락하며 두 종목 모두 연저점을 기록했다. 샤오미도 12% 이상 떨어졌다.
다만 지난 지난달 이후 일부 종목들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말 이후 12.4% 회복했고, 텐센트 역시 24.5% 올랐다. 여전히 유동성 추가 공급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하반기 지준율 추가 인하 기대감이 일면서 반등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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