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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찍질·총성에도 불굴의 아프간 여성 시위대…블링컨 “탈레반, 국제고립 피할 신호 안보여”
아프간 여성들, 여성 전무 탈레반 과도내각에 반대 시위
블링컨, 獨서 韓 등 20여개국과 아프간 대응 화상회의 후 회견
지난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반(反) 탈레반 여성 시위대가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남성 구성원 일색의 아프가니스탄 과도 정부 발표에 대해 아프간 전역에서 여성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도 탈레반이 발표한 과도 정부에 우려를 표하며 경고장을 날렸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CNN·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여성이 없는 내각은 실패”라고 적힌 팻말을 든 여성들이 가두 시위를 벌였다.

같은 날 아프간 북동부 바다흐샨 지역에서도 수십명의 여성들이 앞으로 아프간을 통치할 탈레반 과도정부 구성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성 장관이 없는 정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앞서 전날에는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들은 탈레반에 여성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탈레반 측은 여성들의 시위를 물리적으로 강경 진압하고 나섰다.

BBC는 이날 시위대가 해산되기 전 일부 여성들이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고, CNN은 탈레반 측이 여성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채찍을 휘둘렀다고 했다.

또, 현지 언론인 ‘에틸라아트로즈’는 일부 언론인들이 집회를 취재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시위에선 탈레반이 공중을 향해 발포하는 일까지 있었고, 아프간 서부 헤라트 시위에선 3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서방 국가들도 탈레반의 과도 정부 발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독일을 방문해 아프간의 과도 정부에 우려를 표하며 탈레반의 정당성은 행동을 통해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

블링컨 장관은 독일을 방문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함께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명단을 보면 탈레반과 측근만 있고 여성은 아예 없다”며 “지금까지 과도정부 구성을 봤을 때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한 필수적인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마스 외무장관도 “20여개국 외무장관 화상회의에서 아프간 내 탈레반의 과도정부 구성과 관련한 우려가 매우 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행 아프간 탈출자의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는 독일 람슈타인 미군기지를 방문, 20여개국 외무장관과 아프간 사태 후속 대응을 위한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등 아프간 대피 과정에 참여한 22개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엔이 참석했다.

BBC는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탈레반이 과도 정부를 포용적으로 구성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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