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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한밤 전국 단위 첫 차량시위…“1000대 이상 참여”
8일 밤부터 9일 새벽까지
서울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비상등 켜고 서행하고
‘SOS’ 의미 경적 울려
“제발 살려달라” 호소
8일 밤 서울 서초구 한남대교 남단에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이 방역지침 전환 등을 요구하며 비상등을 킨 채 차량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자영업자들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현행 방역지침을 전환할 것 등을 요구하며 처음으로 야간에 전국 단위 차량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서행은 물론 ‘SOS’를 뜻하는 경적도 일제히 울렸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은 서울, 부산 등 지역 단위로 야간 시위를 진행해 왔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는 8일 오후 11시께 참가자들에게 강변북로로 합류할 것을 안내하며 차량 시위에 돌입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북단에서 집결하기 시작했다. 자대위 측은 실시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위 방법을 안내했다.

참가자들은 방송 안내에 따라 비상등을 켜고 시속 약 20∼30㎞ 속도로 서행하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고, 한남대교를 지날 때는 ‘SOS 신호’라며 일정한 박자에 맞춰 자동차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이들은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하차하거나 창문을 내리고 구호를 외치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

자대위 관계자는 “이번 시위에 1000대 이상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변북로에 시위 참가자들의 차량이 꼬리를 물면서 일대에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자대위는 이날 시위를 시작하면서 “현재 자영업자에게만 규제 일변도인 모든 행정규제를 당장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자영업자는 지난 1년 6개월간 66조가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3000개 매장을 폐업했다”며 “3%대였던 (코로나19) 치명률이 0.1%대로 낮아진 현재까지 방만한 태도로 방역체제 변환을 준비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를 자영업종만이 떠안도록 강요되는 현실을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은 서울 지역에서는 강변북로를 이용해 양화대교 북단~한남대교 북단을 지나고, 이후 한남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타고 영등포구 여의도까지 이동했다. 차량 시위 후 9일 오전 1시15분께 서울교에 집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회견에서 김기홍 자대위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들이 왜 항상 탄압을 받아야 하는지 가슴이 아프고 속상하다. 제발 살려 달라”고 호소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현재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 서울은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시위가 모두 금지돼 있다. 경찰은 차량 시위도 불법 집회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날 국회, 광화문 등 예상 경로 곳곳에 총 21개 부대를 배치하고 임시 검문소를 설치했다. 시위 참가자로 추정되는 차량을 강변북로 끝 차선으로 유도하고, 차량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최자나 참가자에게 감염병예방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며 “집회 후 채증자료를 분석해 확인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찰은 7월 서울에서 있었던 자영업자들의 차량 시위와 관련, 김 대표를 입건했고, 8월 부산에서 벌어진 차량 시위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다.

자대위는 이날 서울을 포함, 부산, 울산, 강원, 충북, 충남·대전, 전북, 전남·광주, 경남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차량 시위를 벌였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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