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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발찌’ 강윤성 강도 피해자 55명 모두 여성[현장에서]
강윤성 강도 피해자 55명 모두 여성
강간 대신 변태적으로 강제추행도
“성욕 아닌 권력 찾으려는 성범죄”
‘연쇄살인마’ 유영철도 성향 비슷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 살해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이송되고 있다. 송파서는 이날 강윤성을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전자발찌 훼손·연쇄살인’ 피의자 강윤성이 더욱 악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의 피해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데 있다. 그는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한 ‘권위’를 여성을 제압하면서 찾으려 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6년 판결문을 보면 강윤성은 2005년 7~9월 서울 시내 피부관리실, 미용실 등 여성들이 주로 이용할 만한 장소를 물색, 11차례나 강도 짓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성 피해자만 55명이나 나왔다. 그중에는 임신부도 있었다.

강윤성이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기 위해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그가 벌인 한 범행에서 그런 성향을 엿볼 수 있다. 2005년 9월 19일 강윤성은 공범 1명과 함께 서울 마포구의 한 대학교 정문 앞에서 여성 1명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해당 여성을 변태적 방법으로 추행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집중하고 있다. 성욕보다도 그는 상대를 잔인한 방법으로 굴복시켜 쾌락을 느끼는 ‘권력형 성범죄자’에 가깝다는 것이다.

강윤성은 어릴 때부터 절도 등 소위 ‘잡범’을 저지르며, 수시로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당연히 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강윤성은 사회적 지위를 얻고자 갈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리상담사에게 “여성으로부터 인기가 정말 많다”고 하거나, 구청 직원에게 “아들이 대기업에 다닌다”고 하는 등 허세·과시를 부린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채우기 위해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며 ‘권력’을 확인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범죄심리학자인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강윤성의 범죄에 대해 “자신의 권위를 확인하고자 하는 행위”라며 “이는 나아가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성향은 ‘연쇄살인마’ 유영철과도 유사하다. 그 역시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는데, 성욕 해소가 범행 동기가 아니었다. 프로파일러들은 변태적이고 엽기적인 살해 행위를 통해 권력을 확인하는 것이 유영철의 목적이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유영철은 2004년 3~7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에서 전화방 도우미, 마사지 도우미 등 여성 11명을 불러들여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시체에 대한 모욕이나 변태적 행위를 했다. 살인 전 피해자와 관계를 가진 건 한 건뿐이었다.

강윤성이 이번에 저지른 살인 사건의 피해자 2명 역시 모두 여성이었다. 강윤성은 채무관계 문제로 다투다 살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채무관계가 얽혀 있었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애초부터 여성을 타깃으로 점찍어 놓고 살인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피해자들이 강윤성의 타깃이 된 이유는 단 하나,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이번 사건을 시작으로 본격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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