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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엔 수익·기업엔 자금·주주엔 성장을”...우리종금의 ‘꿈’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
투자은행 수익구조 다각화 주력
증권사 이상의 수익 창출 가능
금융공동망 가입 이뤄지면
우리은행과 시너지 극대화 기대
주주환원 위해 배당 정기화 방침
지난 2일 서울 중구 소공로 48 우리종합금융 서울지점에서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올해 기업설명회(IR)만 16번을 했다. 투자은행(IB)의 실력을 알리기 위해서다. 국내 대부분 금융주의 시장가치(시가총액)가 순자본(자기자본)에 못미치는 상황이지만 우리종금은 카카오뱅크를 제외하면 메리츠화재와 함께 가장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는 금융주다. ‘오늘 보다 나아질 내일’에 대한 가능성을 시장이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 인수여부에 시장 관심이 높지만, 김 대표는 현재 우리종금의 실력을 알리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사 인수는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의 경영판단으로 그의 결정권 밖이기 때문이다.

우리종금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62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73억원으로 하반기 실적을 보지 않아도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된다. 이 중 ‘인수·자문·주간수수료’ 등 IB 관련 수익은 올 상반기에만 146억5600만원으로 지난해 한 해 147억2460만원을 거의 따라잡았다.

우리 종금은 국내 유일한 종합금융사다. 1970년대 외자 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도입됐던 것이 종금사다. 30개 안팎까지 늘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부분 사라졌고, 메리츠종금증권의 종합금융업 인가가 만료되며 우리종금만 남게 됐다. 종금업 라이선스가 있다면 주식 위탁매매 정도만 제외하고, 사실상 증권사 업무 대부분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발행어음 및 CMA 수탁금이 예금자보호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수신 기능으로만 보면 더 유리하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금융투자사업자에만 허용되지만, 종금사는 자본규모에 상관없이 발행이 가능하다.

김 대표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IB로서 수익 구조의 다각화다. 최근에는 자기자본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자본시장(ECM) 부서와 채권시장(DCM), 부서를 새로 만들었다. 투자금융(IB) 인력 영입을 시작해, 10개였던 팀을 13개로 늘렸다.

“기업대출에만 치우쳐있다 보니 IB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조직적인 뒷받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영입 인재는 35명에 달한다. 7월에는 신훈식 전 한화투자증권 상무를 IB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신 부사장은 인프라, 부동산, 구조화 금융을 두루 거쳤다. 증권사 수준의 보상체계도 갖췄다. 올 상반기 우리종금 내 최고보수를 받은 이는 김 대표가 아니다. 부장급 직원이 5억8700만원을 받아갔다. 5억3400만원이 성과급이다. 은행 계열이지만 철저한 성과보상을 한다는 게 김 대표의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얼마전 직원 한 명이 1조6000억원의 딜(거래)을 성사시켰습니다. 임원으로 승진됐고, 아마 올해 연봉 1위가 될 겁니다. 저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임직원들이 많은 게 자연스럽게 될 겁니다”

국내 유일의 종금사인 우리종금은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우리종금에 돈을 맡기는 고객들에게는 수익률도 돌아간다.

“우량회사들을 상대로 채권을 만들어 파는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연 2%(3개월 만기)로 판매중이다. 우량 기업이 아닌 상당수 기업은 시장에서 자금조달하기가 어려운데, 위험관리에 전문성을 가진 우리종금이 자금유통을 시켜주면 기업과 고객에게도 모두 이득이죠”

투자은행(IB)의 이상적인 모델인 자산관리(AM)와의 결합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가 추진 중인 비장이 카드도 있다. 저리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기업에만 치우친 고객기반을 소매부문까지 넓힐 획기적 변화다. 바로 금용공동망 가입이다. 금융공급망은 각 금융사의 전산망을 금융결제원을 통해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연결되면 결제계좌 등 요구불성예금이 가능해진다. 현재 법률 자문을 진행 중이며, 금융당국에 법령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개인들에게는 우리은행 판매망을 통해 은행예금 보다 훨씬 높은 저축성 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이렇게 조달된 자금으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죠. 고객도 좋고, 회사도 좋고, 주주에게도 좋은 길입니다”

최근 김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주주환원이다. 취임 당시 380원이던 주가는 지난 6월 한때 1200원을 넘었고,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9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NDR(Non-Deal Roadshow)은 무려 37번을 했습니다. 증권사 인수 이슈 때마다 주가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제는 꽤 안정적인 모습을 갖췄죠. PBR이 1배를 넘는 몇 안되는 금융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내부유보를 늘려 자본을 키우는 게 미래성장 동력에는 더 도움이 되지만,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한 현금 배당은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대담=홍길용 금융부장, 정리=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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