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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은 ‘큰 얼굴’ 광고 없앴는데…아이폰에선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갤럭시 스마트폰을 업데이트할 당시 ‘날씨’와 ‘게임런처’ 등 기본앱에 범용형 배너 광고를 최상단에 노출시켜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사진은 당시 ‘갤럭시 스토어’ 앱에서의 광고 노출 화면. [갤럭시스토어 캡처]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애플이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개인정보 아닙니까? 내로남불!”

아이폰 등 애플의 모바일기기가 ‘타겟 광고 청정지역’이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최근 광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4월 애플은 외부 앱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할 때 반드시 사전 동의를 받도록 강제하면서 “이용자의 보호를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주식이나 앱스토어 등 자사 기본앱(내장 애플리케이션)에선 데이터 수집에 기반한 맞춤형 광고를 확대하고 있던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기본앱인 ‘주식(Stock)’ 앱에 광고 이미지가 크게 노출돼있는 복수의 캡처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선 주식 앱에 또 다른 기본앱인 ‘뉴스(News)’앱 콘텐츠가 연동되는데, 이 뉴스 콘텐츠 중간에 ‘애플에 의한 광고(AD by Apple)’라는 설명이 붙은 콘텐츠가 노출된 상황이다.

애플의 기본앱인 ‘주식(Stock)’ 앱에 광고 이미지가 크게 노출돼있는 복수의 캡처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애플의 기본앱인 ‘주식(Stock)’ 앱에 광고 이미지가 크게 노출돼있는 복수의 캡처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국내에서는 뉴스 앱이 서비스되지 않아 주식 앱에 광고가 노출되는 상황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주식 앱 이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애플 뉴스 앱 대신 애플과 제휴한 일부 포털의 기사가 광고 없이 연동된다. 이에 당황한 누리꾼들은 “애플이 언제부터 기본앱에 광고를 넣었나” “아이폰도 이제 광고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앞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본앱에 광고를 노출한 것과 대비되며 광고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갤럭시 스마트폰을 업데이트할 당시 ‘날씨’와 ‘게임런처’ 등 기본앱에 범용형 배너 광고를 최상단에 노출시켰는데, 이때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100만원이 넘는 고가 핸드폰을 샀는데 왜 내가 원하지도 않는 광고를 봐야 하느냐”며 반발을 쏟아냈다. 결국 광고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한 삼성은 최근 기본앱 내 광고를 삭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애플 역시 기본앱을 통한 광고 영역을 확장해 왔던 것이다. 앱마켓인 앱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16년 앱스토어를 통해 검색 광고를 시작했다. 예컨대 앱스토어에 ‘유튜브’를 검색하면 유튜브가 아닌 웹브라우저 ‘크롬’이 최상단에 노출되고, 해당 칸에는 ‘광고’라는 설명이 붙는다. 그러다 지난 5월, 애플은 앱스토어에 광고 슬롯을 하나 더 추가했다. 현재는 검색을 하기도 전에 시작 화면에서부터 ‘추천앱’이라는 항목에 앱 광고가 노출된다.

이밖에도 애플은 기본앱인 주식과 뉴스 앱을 통한 광고를 지난해부터 미국 등 지역에서 베타 테스트 형식으로 시작했다. 기본앱을 통해 어떤 유형의 기사를 선호하는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적절한 광고를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월 10달러 가격으로 구독할 수 있는 ‘뉴스플러스(+)’ 상품이 있지만, 콘텐츠의 질에서 차이가 있을 뿐 광고는 그대로 노출된다.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의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인 토니 사코나기는 애플의 광고 수익이 2021회계연도에 약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고, 오는 2024년까지 70억~1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물론 애플은 “자사의 광고 플랫폼은 사용자를 추적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본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외부 앱의 타겟 광고나 광고 측정 목적으로 타사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연계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 데이터 자체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자체 광고 영역을 넓히는 애플의 정책을 놓고,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명목으로 외부 앱의 데이터 활용을 제한한 최근 행보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4월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앱 트래킹 투명성(ATT)’ 기능을 추가했다. 어떤 앱이 아이폰 내 다르 앱과 웹사이트에서의 사용자 활동을 추적하려 할 때 반드시 사전 동의를 거치게 한 것이다. 사용자 활동 추적은 맞춤형 광고의 효과와 직결되는 만큼 디지털 광고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애플은 이용자를 돕기 위해 이같은 정책을 도입했다고 말하겠지만, 분명 그들은 경쟁적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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