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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같은 티빙 구독인데 갤럭시보다 돈 더내” 아이폰 사용자만 ‘호갱’?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애플 제품 이용자들의 앱 이용료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등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모바일기기 이용자들보다 50%가량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인앱결제 방지법’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면서 이용료를 동일하게 조정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등 유료 결제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앱 사업자들은 애플 iOS 버전 앱에서의 결제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른바 ‘인앱 결제(In-App Payment) 방지법’으로 알려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하면서다.

애플은 지난 2011년 이후 줄곧 앱스토어에 입점한 전 세계 개발자와 회사들에게 인앱 결제로 불리는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을 강제해왔다. 이 과정에서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최고 30%의 수수료를 통행세처럼 챙겨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월, 그간 게임에만 수수료를 부과하던 구글까지 오는 10월부터는 국내에 인앱결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규제 움직임이 구체화했다.

결국 이달 중 시행될 개정안에 따르면 앱마켓 사업자는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할 수 없다. 이로써 애플이 현재처럼 각 앱 사업자가 외부 결제 방법을 홍보하는 것을 금지한다면, 앱 사업자는 이를 고발 조치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사용자들의 앱 이용료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로 구독 기반으로 운영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표적이다. 티빙과 웨이브를 예로 들면, 가장 요금이 저렴한 ‘베이직’ 요금제를 기준으로 안드로이드용 앱에선 월 구독료가 7900원이지만 iOS용 앱에서의 구독료는 1만2000원이다. 앱 사업자가 애플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더해진 탓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역시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부가세 포함 1만400원이지만, 아이폰에선 1만4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OTT 서비스 티빙의 안드로이드앱 구독료 안내 페이지. 가장 요금이 저렴한 ‘베이직’ 요금제를 기준으로 안드로이드용 앱에선 월 구독료가 7900원이지만 iOS용 앱에서의 구독료는 1만2000원이다. [티빙 앱 캡처]
OTT 서비스 티빙의 iOS앱 구독료 안내 페이지. 가장 요금이 저렴한 ‘베이직’ 요금제를 기준으로 안드로이드용 앱에선 월 구독료가 7900원이지만 iOS용 앱에서의 구독료는 1만2000원이다. [티빙 앱 캡처]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실제 이용자들이 누리는 서비스의 질은 안드로이드와 iOS 간 아무 차이가 없지만, 단지 애플이 거둬들이는 수수료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가 안드로이드 대비 비싼 이용료를 내는 구조였다”며 “앞으로는 주로 자체 웹사이트를 통한 구독료를 결제하도록 권장함으로써 고객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앱 사업자의 마케팅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맞설 수 있는 글로벌 초대형 사업자, 예컨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은 이미 자체 웹에서 결제가 이뤄지도록 해 수수료를 피해왔다. 수수료를 고스란히 내면서도 글로벌 사업자들과 구독자 유치 경쟁을 해야 했던 국내 사업자들이 역차별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향후 앱 사업자들은 줄어든 수수료 부담을 마케팅이나 콘텐츠 투자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용자에게 수수료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직접 감당해왔던 일부사업자들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OTT 서비스 왓챠의 경우 이용자들에게 동일한 서비스 경험을 주기 위해 안드로이드용 앱과 iOS용 앱 간 구독료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대신 수수료는 온전히 사업자의 부담이었다. 이번 인앱 결제 방지법 통과를 계기로, 왓챠와 같은 사업자들은 애플용 앱에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현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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