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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발찌 훼손’ 살인범 심리분석…“피해망상에 사로잡혀”
법원 출석 때 막말과 발길질…적개심 보이며 사회 탓
전문가 “죄책감 없고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모습”
경찰, 신상공개 여부 결정·정신 상태 분석 예정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절단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 씨가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연쇄살인범이 자수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기질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살인과 전자발찌 훼손 혐의를 받는 강모(56) 씨가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진단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더 죽이지 못해 한이 된다’는 강씨 말을 보면 두 명이 아니라 스무 명도 죽일 수 있었던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연행되는 모습에선 피해망상으로 인해 시종일관 분노를 느끼는 모습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씨처럼 막말한 연쇄살인범은 또 있다. 2004년부터 2년간 14명을 살해한 정남규도 당시 수사 과정에서 “1000명을 죽여야 하는데 채우지 못하고 잡혀 억울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강씨의 특이점으로 불순한 태도와 여전한 적개심을 꼽았다. 임 교수는 “사회 탓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것”이라며 “교화돼야 할 교도소에서 오히려 복수심을 품고 칼을 갈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연쇄살인마가 보인 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인물의 특징이 자존감이 높고 피해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아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씨가 강도·절도 범죄로 징역 15년형을 받았던 2005년 2심 재판부는 범행 전 강씨가 경계성 인격 장애를 지니고 있었다고 봤지만 범행 당시는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극단적인 감정변화와 충동성을 갖는 성격 장애다.

전자발찌 절단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씨는 전날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다. 사회가 X같아서 반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태규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 후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이번주 내로 신상공개 위원회를 열어 강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신 상태 분석과 범행 동기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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