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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안 팔길 정말 잘했네”…의왕군포안산, 신규택지 지정· GTX-C 정차에 ‘들썩’ [부동산360]
GTX-C 의왕역 정차 발표…“우리도 이제 남들만큼 올라야죠”
전답 등 녹지 규모 상당…“땅 주인들이 가장 신났을 것”
4만가구 들어서지만…서울 가는 베드타운될라 우려도
지난 30일 신도시급 신규 택지로 선정된 의왕·군포·안산지구 중 의왕시 초평동 일대를 건물 위에서 조망했다. 멀리 왕송호수가 보인다. 오른쪽 공사 중인 곳은 의왕초평신혼희망타운아파트다. 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내가 지나가면 부동산 사장들이 ‘아이고 어머님, 그때 집 안 파시길 정말 다행이에요’ 하고 인사한다. 재작년, 작년 내내 집을 팔까 고민했는데 우리 딸이 팔지 말고 더 갖고 있으라고 했다. 다른 지역에 비하면 여긴 정말 오른 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최근에 많이 오르지 않았나. 내년 1월에 딸 집으로 들어갈 건데 팔고 나갈 건지, 전세를 줄지 고민이다.”(건건동 이편한세상 아파트 주민 70대 A씨)

정부는 지난 30일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충하기 위해 의왕·군포·안산, 화성진안 등을 3기 신도시로 확정하고 7만가구를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신도시급 신규 택지(330만㎡ 이상)로 선정된 의왕·군포·안산(586만㎡)은 경기 의왕시 초평·월암·삼동, 군포시 도마교·부곡·대야미동, 안산시 건건·사사동 일대로 총 4만1000가구가 공급된다.

발표가 30일 찾은 의왕·군포·안산 택지지구(의왕역~반월역 일대)는 평소보다 확연히 들뜬 분위기가 감돌았다.

GTX-C 노선의 의왕역 정차가 국토부 발표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민경 기자

먼저,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정차역 발표가 컸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의왕·군포·안산 지역의) 교통대책으로 GTX-C 의왕역 정차, BRT 노선 신설 등을 검토해 서울 강남권까지 20분대 진입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가 GTX-C 노선 의왕역 신설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왕십리역과 인덕원역 신설에 좀더 무게를 실었는데 정부 발표에 따라 세 개의 추가 정차역 중에서 의왕역이 제일 먼저 확정된 셈이다.

시장 기대감은 또 한 번 폭발한 조짐이다. 의왕역 인근 A공인 대표는 “사실은 이미 올해부터 의왕역 정차 기대감은 가격에 선반영돼 거래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외벽에는 GTX-C가 정차한다고 기정사실화해둔 광고가 여럿 보였다.

30일 발표 이전부터 의왕역 인근 몇몇 부동산은 GTX-C 의왕역 정차가 예정돼 있다는 광고를 걸어뒀다. 이민경 기자

A공인 대표는 “부곡동 부곡휴먼시아3단지(전용 85㎡ 기준)는 지난해 말 5억원 언저리였는데 최근 실거래가가 7억원대”라면서 “오늘 발표 이후 호가는 8억원대도 아니고 9억원대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의왕시 초평동에서 4호선 반월역까지 가는 길엔 작은 근린생활 건물과 소규모로 개발된 택지지구도 간혹 있었지만 논과 밭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이 지역에서 택시운전 영업을 하는 김모 씨는 “오늘 발표로 제일 신난 것은 이 땅 주인들”이라면서 “기존 아파트 주민은 실거주자고 다른 동네만큼 투기꾼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4호선 반월역 역사. 이민경 기자

반월동 B공인 대표도 “여기가 안산에 남은 마지막 미개발지였기 때문에 아는 사람은 전부 곧 개발될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땅 주인들도 현금화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보상작업은 빠르게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월역 역세권인 건건동e편한세상아파트 단지 내 C공인 대표는 “아직 직접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지만 전화 문의는 정말 많았다”면서 “하지만 집을 팔려는 매도자가 전혀 없어 제대로 상담을 해줄 수 없었다”고 밝혔다.

4호선 반월역 바로 앞에 위치해 관심을 받고 있는 건건동e편한세상아파트 단지. 이민경 기자

C공인 대표는 “신도시가 들어오면 인프라가 좋아질 것을 기대하는 심리에다 역세권이어서 관심을 받는 것 같다”면서 “이 아파트 시세는 24평은 5억원, 29평은 5억5000만원, 33평은 6억5000만원으로, 다른 수도권에 비해 저렴하지만 매물 잠김 상태라 (매수자들이) 눈독만 들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근에서 실거주 중인 주민은 신도시 개발 소식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반월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상록수역 인근에 사는 30대 D씨는 “지금 당장 새 아파트가 지어지면 청약을 넣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언제까지 안산에서 직장을 다닐지 모르는 상황에서 입주까지 수년 동안 무주택자로 버티기에는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왕·안산·군포는 주변에 이천의 하이닉스나 수원의 삼성처럼 그렇게 큰 직장이 없고 기존 주민은 군포·의왕·안양권 출퇴근자”라면서 “GTX-C가 들어오면 20분이라니, 서울로 출퇴근하려는 사람들은 좋겠지만 그것만으로 이 지역이 자족도시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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