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를 포함할지를 놓고 신경전에 돌입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역선택 방지 운운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행위"라며 "우리 지지자가 될 수 있는 유권자를 배제하고 정권교체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역선택 방지를 강하게 주장한다고 겨냥한 후 "여론조사에서 확장성이 낮게 나오니 이러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되기 전인 지난 5일 윤 전 총장과 만난 일을 연결고리로 "새로 온 시험감독이 출제방식도 바꾸고, 시험 문제도 바꾼다는 말이 파다하다"고 경고한 후 "선관위가 판단력을 잃고 특정 후보에게 줄을 선다면 우리는 또 한 번 정권을 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청년 택배노동자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윤 전 총장 측과 함께 역선택 방지를 주장해온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는 이에 유 전 의원을 겨냥해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 후보를 찍는 게 정말 본인을 좋아해 그렇다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믿는다면 최소한 상식도 없는 심각한 정치적 난독증"이라고 했다.

역선택 방지를 반대해온 홍준표 의원을 향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신을 선택해 지지도가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니 갑자기 역선택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어처구니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역선택 방지를 염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나 유 전 의원 등 일부 주자에 대한 여권 지지층의 선호가 눈에 띄게 높게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역선택 방지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어차피 '대세론'이 형성됐다고 판단, 경선 룰을 둘러싼 이전투구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경선 룰은 합리적이고 공정히 결정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선관위 결정을 따를 생각"이라고 짧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