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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트폭력에 숨진 딸 얼굴 공개한 母…“이건 살인”
얼굴·이름 포함 폭행모습 담긴 CCTV 공개
엄벌 촉구 국민청원 사흘만에 20만명 동의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뒤 숨진 황예진(왼쪽)씨와 쓰러진 황씨를 옮기는 남자친구의 모습. [SBS뉴스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뒤 숨진 20대 여성의 어머니가 결국 방송을 통해 딸의 얼굴과 이름, 폭행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했다. ‘데이트 폭력’으로 불려진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가해자에게 엄벌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고인이 된 25살 황예진 씨의 부모는 지난 26일 SBS를 통해 황씨 남자친구 A씨의 폭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A씨는 황씨에게 머리를 잡히자 화가난 듯 황씨를 벽으로 수차례 밀쳤고, 결국 황씨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후 정신을 차린 황씨는 A씨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다시 잡힌 CCTV에는 황씨가 완전히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이런 황씨를 A씨가 질질 끌어 엘리베이터에서 나온다.

A씨는 119에 직접 전화해서는 “머리를 제가 옮기려다가 찍었는데 애(황씨)가 술을 너무 마셔가지고 기절을 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가 남자친구에게 폭행 당한 뒤 쓰러진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황씨의 유족은 이 같은 신고 내용이 허위이며 명백한 살인이라는 입장이다. 건물 안에서 추가 폭행이 있었고, 이로 인해 위장출혈과 갈비뼈 골절· 폐 손상 등이 발생해 숨졌다는 것이다.

황씨 어머니는 SBS와 인터뷰에서 “이미 (딸) 아이가 뇌출혈로 심장 정지가 돼서 산소가 안 들어가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의사가) 얘기했다”며 “그냥 연애하다가 싸워서 폭행당해 사망했다? 백 번, 천 번을 생각해도 저희는 이건 살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피해자인 황씨와 말다툼을 하다 머리 등 신체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상해)로 입건돼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법원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A씨가 도주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경찰은 살인의 고의성을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며 상해치사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한편 유족은 황씨의 사망 신고도 미루며 살인죄 적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황씨 어머니는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가해자는 운동을 즐겨 하며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는 건장한 30살 청년”이라며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딸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한참 지나서야 119에 허위 신고를 하고, 쓰러진 딸을 일부러 방치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행동은 살인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나 여성 등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 등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게재 사흘 만인 27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갖췄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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