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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IS 공격 지시” 강경 대응 천명…대피·철군 시한 연장 가능성엔 “20년 전쟁 끝낼 때”
‘IS 호라산’ 소행 지목…“우리가 선택한 방식, 시기, 장소에서 대응”
예정대로 31일까지 대피·철군 완료 재확인…미군 보호 조치 강화
IS 조직원, 보안시설 뚫고 미군 5m 이내 접근해 폭발 벨트 터뜨려
테러 목격자 참상 증언 이어져…SNS 통해 절규하는 시민 모습 퍼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자폭 테러 후 백악관 긴급 대국민 연설에서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에 대한 군사 타격 작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를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소행으로 지목하고 “용서하지 않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군사 공격 방침을 천명했다.

다만, 오는 31일까지로 예정된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에 대한 대피 작전과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작업은 테러 상황과 관련 없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자폭 테러 후 백악관 연설에서 “나는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은 내 지휘에 따라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장소에서 무력과 정확성으로 IS-K에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군 지도부에 IS-K의 자산과 지도부, 시설을 타격할 작전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IS 테러리스트들은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인을 구할 것이며, 미국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위치한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와 관련한 대국민 연설 도중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묵념하고 있다. [AP]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IS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이 아프간 내 주둔 중인 미군의 철수 시한 연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정확히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상 단 한 번도 통일된 적 없는 아프간에서 민주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미국인의 생명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지금도 나 자신의 아프간 철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제 20년간의 전쟁을 끝낼 때”라고 단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 내 미군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대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추가 병력을 포함해 무엇이든 승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 공항 주변 경계에 실패한 탈레반 측을 향해 “IS-K 조직원들은 탈레반이 문을 연 감옥에서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카불 공항 주변의 경계를 탈레반에 의존한 것은 실수라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CNN]

앞서 IS는 자체 운영하는 아마크 뉴스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IS는 폭발물을 소지한 요원이 모든 보안시설을 뚫고 미군의 5m 이내까지 접근해 폭발 벨트를 터뜨렸다고 말했다.

이날 테러로 최소 13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 미 CBS 방송은 아프간 보건당국자를 인용해 자살폭탄 테러 사망자가 90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15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폭탄테러 목격자들은 참상을 전했다.

한 남성은 로이터 통신에 “폭발이 일어난 순간 내 고막이 터져나가고 청력을 잃은 줄 알았다”며 “토네이도에 비닐봉지가 휩쓸리는 것처럼 시체와 신체 조각들이 공중을 날아다녔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위치한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외곽에서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24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테러 희생자들이 바닥에 놓여진 모습. [AP]

폭발이 발생한 곳에서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던 한 남성은 뉴욕타임스(NYT)에 “(폭발이 일면서) 우리는 땅바닥에 쓰러졌고 외국 군인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폭탄테러가 벌어졌을 당시 “사람이 밀집해 있으며 서로 밀치는 상황이었다”면서 “폭발이 일었을 때 나도 사람들 가운데 갇혀있었다”고 덧붙였다.

‘밀라드’라는 이름의 목격자는 공항에서 나오는 하수가 흐르는 배수로에 “사람과 사체가 쏟아졌다”며 “완전히 공황 상태였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된 테러 직후 촬영 영상에는 참혹한 현장과 절규하는 시민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공개된 영상에는 공항 애비 게이트 부근 도랑에 각종 쓰레기와 피 흘린 시신들이 한데 쌓여 오수에 잠겨 있었고, 담벼락 위에도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위치한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외곽에서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24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테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희생자들을 바라보며 절규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시민은 그 사이를 걸어 다니며 쓰러진 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거나, 시신 더미에서 누군가를 끌어내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이들은 믿기지 않는 듯 참변 현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영상을 촬영하던 남성은 주위 상황을 찍으면서도 끝없이 흐느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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