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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불 폭탄테러]철군 닷새 앞뒀는데 초비상…대피작전 차질빚나[인더머니]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아프가니스탄 철수 시한 닷새를 앞둔 26일(현지시간) 발생한 폭탄 테러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 카불 공항에서 자국 시민과 아프간 조력자 등을 긴급 대피시키는 임무를 수행하던 이들 국가는 긴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대피시켜야 할 민간인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터진 초대형 악재가 대피 작전 차질은 물론 철군 일정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철수 작전을 주도했던 미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불 공항 폭발 보고를 받자마자 안보팀을 긴급 소집해 3시간 넘게 대책을 논의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참여했다.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경유지 괌에 머물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에 잡힌 이스라엘 총리와의 백악관 정상회담을 하루 뒤로 연기하고 아프간 피란민 정착과 관련한 주지사들과의 화상 회의는 아예 취소했다.

폭탄 테러의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대피 작전에 시간이 부족하니 연기해야 한다는 영국 등의 요구를 거절, 철군 시한인 오는 31일을 고수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조직 IS-K를 지목, 아프간에 머물수록 테러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로 철군 강행 입장을 밝혔다. IS-K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를 자칭하는 세력이다.

미국은 이날 두 차례의 폭탄 테러를 IS-K 소행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예고됐던 폭탄 테러 발생으로 대피 작전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시한까지 목표 인원을 대피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AP는 “12명의 미군 사망자를 낸 이날 공격은 바이든에게 더욱 걱정스러운 선택지를 남겼다”며 “더 많은 사상자를 낼 위험을 안고 대피 작전을 지속하거나, 대피시켜야 할 미국인을 남겨두고 계획보다 일찍 작전을 끝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군과 연합군 대피 작전으로 카불 공항을 통해 아프간을 빠져나온 인원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만1300명이다.

하지만 철군 시한이 바뀔 것이라는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소식통은 어떠한 철군 시한을 변경 징후도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아프간에 파병했던 주요국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테러 직후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철군 시한 마지막까지 구출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번 공격은 앞으로 남은 시간에 작업을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전히 자국으로 이송할 수백 명이 남아 있다면서도 “통제불능 안보상황으로 성공을 장담 못 한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는 “앞으로 카불과 공항에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매우 긴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고,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대부분의 아프간 파병국은 테러 첩보 때문에 카불 공항 대피 작전 종료를 이날 연이어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캐나다와 벨기에, 덴마크,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이날 대피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27일 대피 작전을 멈춘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수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 공격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오는 30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유엔대사들과 함께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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